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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화

여름이 말리려는데 양유진이 바로 말을 끊었다. “병원 수속이 복잡해서 혼자서 하려면 정신없을 거예요. 오빠가 여동생 일에 나 몰라라 할 수 있나요? 지금 이거저거 가릴 때인가요?” 여름은 너무나 급해서 더 거절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하니 응급실 입구에서 누군가 소리치고 있었다. “여기 방현주 씨 보호자 되시는 분, 수납처에서 진료비 납부하시고 약 받아가세요!” “저예요, 저!” 여름이 후다닥 달려갔다. “선생님, 이분 상태가 어떠신가요?” “급성 뇌경색입니다. 바로 수술받으셔야 하니, 바로 수속 밟아주세요.” 간호사가 그녀의 손에 명세서를 쥐여주었다. 여름이 아래층에서 수납하고 올라오니 수술은 이미 시작돼 있었다. “내가 이 병원 과장을 알아요. 방금 전화해서 일찍 수술 시작하게 했어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마웠다. 세 시간 후, 수술은 끝났다. 수술실에서 나온 현주 이모의 모습은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예전에 할머니 댁에서 일하던 현주 이모는 건강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건 물론이고 뺨도 움푹 패어 있었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후 5시, 이모님이 깨어났다. 이모님은 여름을 보자마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이고 아가씨,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 “이제 아가씨라고 안 부르셔도 돼요.” 여름은 씁쓸히 웃었다. “아니에요, 아가씨는 영원히….” “이모, 저도 다 알아요. 저 강 씨 집안 자식 아니잖아요. 저 입양됐다면서요. 이모는 할머니를 수십 년 간 모셨으니 다 아실 거 아녜요?” “누가 그래요?!” 현주 이모는 감정이 격해졌다. “아가씨는 강 씨 집안 사람이에요!” 여름은 멍해졌다. “강여경이 그랬어요. 그리고 제가 친딸이라면 차마 그런 짓은 못 했겠죠.” “아이고, 불쌍한 아가씨, 정말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이네.” 현주 이모는 연달아 기침했다. “날 내쫓은 것도 모자라서 아가씨한테 그렇게 얘기하다니, 할아버님 할머님께 약속한 것도 잊었나 봐요.” “이모, 쫓겨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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