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1화
양유진은 강여경이 차진욱에게 접근하기 전에 이미 차진욱에 대해서는 조사를 했었다.
차진욱은 자신과는 다르게 직접 손에 피를 묻히는 타입이었다.
양유진은 남의 손을 빌지만 차진욱은 직접 처리했다.
게다가 니아만은 원래 흑백이 뒤섞인 지역이었다. 온갖 악랄한 짓을 다하는 킬러 천지인 무법지대였지만 차진욱의 관리 하에서 점차로 질서를 잡아가서 지금은 함부로 날뛰는 자가 없었다.
그게 다 차진욱의 수법이 매섭기로 유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차진욱을 상대로 계략을 꾸미는 것은 리스크를 지는 일이었다. 차진욱이 니아만을 떠나 이곳에 와 있는 동안은 이쪽에서 세력기반이 약해진다. 양유진은 그 틈에 주식으로 맹 장관을 매수했다. 맹장관이 한 배에 타야 차진욱과 간신히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차진욱이 나타나자 강태환은 완전히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전에 차진욱과 인사를 했을 때도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었다.
“이건 또 뭐야?”
차진욱을 모르는 맹원규가 앞으로 나섰다.
차진욱은 맹원규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시선이 오로지 양유진에게로 향했다.
“당신이 양유진인가? 이름은 많이 들었다.”
“누구신지…?”
양유진은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아주 연기가 그럴싸하군 그래?”
차진욱이 피식 웃었다.
비서가 바로 차진욱에게 의자를 가져다 댔다.
차진욱은 앉아서 유유히 입을 열었다.
“날 아주 잘 아실 텐데? 날 놓고 계획을 짰을 테니까 말이야. 음…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내 아내라던지, 실종된 내 아들이 모두 당신이 계획한 일이었을 텐데. 대단해, 젊은이. 날 이렇게까지 가지고 논 녀석은 아주 오랜만이거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양유진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저는 오늘 처음 뵙는 분인데요.”
옆에서 보는 여름은 입이 근질거렸다. 자기가 차진욱이었다면 벌써 화가 나서 양유진의 입을 확….
그러나 차진욱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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