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3화
“아닌데요.”
원연수가 있는대로 말하더니 잠시 침묵했다.
“대표님이 싱글이었으면 그래도 뭔가가 아주 조금은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곧 결혼하실 건데 이렇게 희롱을 하시면, 저 같은 멀쩡한 사람은 아마도….”
“뭐?”
뭔가 말하려다가 말려는 원연수를 보고는 이주혁이 마저 말하도록 부추겼다.
“대표님을 지저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겠죠.”
원연수가 결국 말하고 말았다.
“그런 짓은 상대의 반감만 산다고요. 하지만 막상 본인은 자기가 고단수라며 속으로 자화자찬하고 있겠죠.”
이주혁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아주 대단하군.”
이주혁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갑자기 원연수를 확 밀어냈다.
“가!”
원연수는 슈트케이스와 함께 나동그라졌다.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원연수를 보면서 이주혁은 주먹으로 좌석을 내려쳤다.
그러더니 잠시 후 큭큭 낮은 소리로 웃었다.
앞에 앉아 있던 기사는 소름이 돋았다.
******
100평이 넘는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이주혁이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문 앞에 서 있는 시아가 보였다.
이주혁을 보자마자 시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달려들었다.
“권 사장이 영화 촬영에서 빠지래요. 원연수가 주연을 맡게 되었다고….”
“알아.”
이주혁이 지문으로 문을 열었다.
시아가 이주혁의 옷자락을 잡았다.
“다들 내가 주혁 씨의 약혼녀인 것도 알고 <경화> 여주인 것도 아는데 촬영을 하루만 하고 그만둔 걸 알게 되면 감독님이 내 연기에 실망해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비웃을 거예요. 곧 주혁 씨랑 결혼하게 되니 나만 망신인 게 아니라 주혁씨랑 주민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요.”
이주혁이 시아를 돌아보았다. 검은 두 눈은 여전히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시아를 보고 있자니 결국 원연수가 다시 떠올랐다. 맑고 싸늘한 원연수는 말을 날카롭게 해서 그렇지 가식이 없었다.
“왜… 왜 그렇게 쳐다봐요?”
이주혁이 너무 빤히 쳐다보니 데면데면해진 시아는 불안해졌다.
“난 그냥 있는 얘기만 하는 거잖아요.”
“너도 망신이 뭔지는 아는 구나? 별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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