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6화
그러더니 구 감독은 가버렸다.
원연수도 자리를 떴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원연수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진짜 구 감독에게서 한 큐에 OK 사인을 받는 배우를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영화계의 황제라는 강우진이 갑자기 씬에 투입되었는데도 원연수는 일말의 동요하는 기색 없이 연기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여주라는 시아는 종이인형마냥 씬에 전혀 어우러지지 못했다.
매니저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선 시아는 부드득 이를 갈았다. 원연수의 연기가 그 정도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번 작품에서 원연수를 내보내지 못하고 그대로 상영관에 걸려버리면 시아의 연기는 완전히 원연수의 연기에 압도당한 것을 모두에게 보일 판이었다.
갑자기 뭔가가 뇌리를 팍 스쳤다.
시아는 다급히 천막 쪽을 훑어보았다. 이주혁이 언제인지 모르게 자리를 떠서 보이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시아는 방금 그 연기를 이주혁도 다 보았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다시 걱정이 와락 몰려왔다.
*******
이주혁이 차에 타자 기사가 물었다.
“서울로 돌아갈까요?”
“아니. 우선 어디 가서 점심이나 먹지.”
이주혁은 두 눈을 감고 뒤로 기댔다.
기사가 어느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식사가 끝나가 권현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뭐 하십니까?”
“밥 먹는데, 무슨 일입니까?”
이주혁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큰일입니다. 방금 구 감독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상당히 곤란한 목소리였다.
“원연수를 주연으로 할 수 없겠냐고 묻던데요. 저희 쪽에서만 동의하면 내년에 바미 엔터 소속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영화를 한 편 찍어주겠답니다. 출연할 배우는 저희가 정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요.”
이주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자신이 구 감독이라도 그런 제의를 할 것 같았다.
원연수는 분장 등이 도움 없이 연기만으로 완벽하게 악녀 연기를 완성했다.
이대로 촬영하다 보면 시아는 연기에서도 밀릴 뿐 아니라 미모에서도 압도당할 것이 뻔히 보였다.
그러면 영화가 상영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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