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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7화

“네. 옷을 안 가져 와서 몇 벌 살까 하고요.” 차민우의 파란 두 눈에 사람을 매혹시키는 미소가 어렸다. “마침 잘 만났네요. 어드바이스 좀 해줄 수 있어요?” 여름이 막 말하려는 찰나에 직원이 갈색 양복을 가져왔다. “말씀하신 게 이 세트 맞죠, 강 대표님?” “어… 네.” 여름이 끄덕였다. “사이즈 하나만 더 큰 걸로 보여주시겠어요?” “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직원이 다시 옷을 가지러 가면서 슬쩍 차민우를 훔쳐보았다. “왜 저 사람이 강 대표님이라고 불러요?” 차민우가 의아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서 씨잖아요?” “미안. 실은 강 씨야.” 여름이 어쩔 수 없이 웃었다. “강여름이라고 해.” “어?... 강여름 씨여구나. 와, 너무 하네. 난 솔직하게 내 이름 가르쳐 줬는데 누나는 나한테 가명이나 알려주고.” 차민우가 부루퉁해서 말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여름이 상대도 안 했겠지만 차민우는 어쩐지 그 친근한 느낌 때문에 이상하게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미안해. 내가 반쯤 공인인데 별로 평판이 좋지 않아서…. 동성에서 만났을 때는 우연히 만났지 싶어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줄 알고 가명을 썼어.” “공인이라고요?” 차민우가 눈을 깜빡였다. “배우에요? 가수?” “아니. 여름이 고개를 저었다. “뭐랄까… 인플루언서 같은?” “아….” 차민우가 알듯 모를 듯한 얼굴을 했다. “어쨌든 그러면 다시 알아가면 되죠. 여기 사는 거죠? 나도 이제 이쪽에서 살 건데. 잘 됐네요. 내가 서울에서 처음 사귄 친구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그렇게 말하면서 차민우가 손을 내밀었다. 여름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직원이 옷을 바꿔 들고 오자 여름이 말했다. “포장해 주시겠어요? 왼쪽의 그 카키색 정장도 산 세트 같은 사이즈로 부탁해요.” “남편 옷 사주는 거예요?” 차민우가 질투심을 숨기고 물었다. 여름이 입술을 깨물더니 솔직하게 말했다. “따지면 전 남편이고, 지금은 남자친구.” “하지만 친구분이 지난 번에 결혼했다고 그러던데?” “결혼은 했지. 그런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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