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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3화

이 정도되자 여름은 골치가 아팠다. 아직 손을 써보기도 전에 팔이 다 꺾여 버렸으니 장수고 병사고 다 잃은 셈이었다. 게다가 이쪽에서는 강여경 쪽의 상황은 하나도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어쩔 수 없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해.” ****** FTT 그룹. 전성은 입구에서 1시간 째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정세는 완전히 하준에게 돌아섰다. 추신이 무너지면서 하준이 전광석화처럼 추신을 사들여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서른 남짓한 하준이 한 때 바닥을 치고 다시 엄청난 속도로 그룹을 살려낸 솜씨 때문이었다. 세상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법인지라 저녁부터 오밤중까지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하준을 찾아왔다. 그러나 대부분은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수였다. “회장님께서 들어오라십니다.” 상혁이 문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전성이 꾸벅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하준은 마지막 서류에 사인을 하고 옆으로 치우더니 고개를 들었다. “민정화 일로 왔겠지.” “저… 정화를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입니까?” 전성은 뭔가를 말하려다 말고 물었다. “정화가 부회장님을 해쳤으니 아마도 저대로 두고 보시지는 않겠죠.” “자네는 아직도 정화를 데려가고 싶은가?” 하준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민정화는 해독제를 얻겠다고 완전히 추성의에게 가 있는데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어?” “추성의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마음은 식었습니다.” 전성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제가 신경 쓰는 쪽은 아이입니다.”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지. 자네가 스파이로 들어가 있는 동안 나에게 중요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 여울이와 하늘이는 큰일을 당했을 거야.” 하준이 만년필을 필통에 넣더니 다시 꺼내 손가락에 끼웠다. “출산 후에 민정화는 경찰에 넘기고 아이는 자네가 키우도록 해주겠네.” “감사합니다.” 전성의 미간이 풀렸다. “회장님, 혹시 제가 지룡으로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당주가 되지 못한대도 상관 없습니다. 다시 회장님을 위해서 힘쓰고 싶습니다.” “됐네. 자네에게는 이미 약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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