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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화

“왜 그렇게 바짝 긴장해서 그래?” 송정환이 씩 웃었다. “누나한테 별 생각도 없으면서. 괜찮은 남자가 누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면 좋아해도 모자랄 판에.” “……” 송영식은 팩트를 찔려서 할 말을 잃어 한참 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집안이 웃음거리가 될까 봐 그러지. 삼촌도 곧 대선에 출마하실 건데 넌 아들이 되어 가지고 좀 얌전히 굴어야 할 거 아냐?” “내가 얼마나 얌전했다고. 형보다 훨씬 조용히 지냈어, 뭐.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 없으실 텐데.” 송정환이 아무렇지도 않게 반박했다. 송영식은 콧방귀를 뀌었다. “어쨌든 할아버지께서 네가 임신한 여자를 아내로 맞는 건 절대로 허락 안 하실 걸. 삼촌이랑 숙모도 마찬가지고. 괜히 나처럼 쫓겨나지 말고 조용히 있어.” “쫓겨나면 형처럼 다시 돌아오겠지. 해 보지도 않고 안 되는지 어떻게 알아?” 송정환이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야….” 송영식은 어이가 없었다. 송정환이 이렇게 짜증나는 녀석인지 처음 알았다. “간다. 본가에나 가봐야겠다.” 송영식은 우아하게 돌아섰다. 대충 씻고 정환에게 옷을 빌려 입고 본가로 갔다. 가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일단 들어가서 다들 그렇게 도끼눈을 뜨고 있지 않아서 감동한 나머지 눈물이 핑 돌았다. 송영식은 털썩 꿇어 앉았다. “할아버지, 앞으로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정말… 돌아와도 되는 겁니까” 송우재가 콧방귀를 뀌었다. “원래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서가 먼저 찾아와서는 그렇게 구구절절하게 비니 내가 어쩔 수가 없었다.” 정환에게 대충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할아버지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직접 듣고 있자니 심장이 뭉클했다. “다른 소리는 내가 하지 않겠다. 어쨌든 우리가 윤서에게 미안한 것이 많으니 앞으로는 저도 알아서 헤아리도록 해라. 기왕 백지안이랑 끝났으면 이제 확실하게 연락도 끊고, 다시는 볼 생각도 하지 마라.” 송우재는 말을 마치더니 지팡이를 깊고 가버렸다. 송영식은 꿇어 앉은 채로 멍하니 넋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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