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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4화

송영식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태도로 봐서는 인정하는 모양새였다. 윤상원은 재빨리 머리를 돌려보았다. 대체 윤서가 송영식에게 무슨 소리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송대표 님은… 백지안 씨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습니까?” ‘백지안을 좋아하면서 왜 윤서를 도와주려는 거지? 왜 나를 못살게 구는 거야?” 윤상원은 확실하게 물어보고 싶어서 지금 자신의 말 한마디가 송영식의 화를 부르거나 망신 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 송영식이 백지안을 좋아하는 걸 다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백지안이 바람이 났었지.’ “내가 누굴 좋아하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송영식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윤상원의 가슴이 크게 움직이더니 결국 소리쳤다. “훌륭한 집안 출신인 분이 계속 말씀을 심하게 하시는데….” “왜? 재벌 집 자재는 말 험하게 하면 안 되나?” 송영식이 말을 끊었다.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당신은 말은 곱상하게 하면서 양다리를 걸치지 않았나? 그것도 아주 편안하게 말이야. 사람이라는 건 말이야, 입이 험한 것이 속 시커먼 것보다 낫다고.” “송 대표는 나와 윤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다.” 윤상원은 울컥 올라오는 짜증을 누르고 가능한 평온한 얼굴을 유지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윤서 사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송영식은 테이블에 놓여 있던 차를 들어 마실 뿐 말을 끊지도 않고 거절하지도 않았다. 윤상원의 눈에 괴로운 기색이 스쳤다. “저와 윤서는 대학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선배였는데 윤서가 절 따라다녔죠. 윤서는 에너지 넘치고 시원스럽고 예쁜 아이였습니다. 그 바람에 전혀 연애 생각이 없던 저도 결국 윤서의 매력에 빠져서 사귀게 되었죠. 졸업을 하고 나서 저는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내내 바빴습니다. 그때 윤서는 별로 일할 생각이 없어서 하루 종일 제 곁에서만 맴돌았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죠. 하지만 제가 야근을 해야 해서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니 기분 나빠 하더군요. 아영이는 어려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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