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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1화

양유영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며느리 서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아주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여름의 말이 믿을만한 사실이라는 암시를 주었다. 그러니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양유진이 한선우의 죽음과 관련되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들과 동생을 두고 저울질을 하게 된 것이다. 양수영은 마음이 아픈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들이 세상을 떠났으니 사실 더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들을 위해 복수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다만 강여름의 경고 때문에 함부로는 움직일 수 없었다. 양유진이 이미 자신에게 감시의 눈을 붙여 놨다면 선우도 살해할 수 있는 양유진이 누나라고 가만히 둘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양유진의 의심에서 벗어나야 했다. 다시 믿음을 얻어야 증거를 잡아 양유진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양수영은 일단 양유진이 언제부터 이렇게 무서운 인간이 되었는지 계기를 알고 싶었다. 대체 무슨 계획을 꾸몄길래 이렇게 오래도록 가면을 쓰고 살았는지 궁금했다. ****** 호텔 바. 고급 룸 안, 코에 금테 안경을 걸친 이주혁의 조각 같은 얼굴에 휴대 전화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시아가 톡을 보내 왔다. -나 자기 집에 왔는데 어디야? 언제 와? 이주혁은 간단히 답했다. -안 가. 그리고는 휴대 전화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송영식이 흘끗 보더니 감격한 듯 이주혁의 어깨를 와락 껴안았다. “크흐, 역시 내 마음 알아주는 건 너밖에 없다. 여친이 부르는데도 안 가고. 자, 한잔해! 오늘 나랑 자자.” “떨어져라. 남자한테는 관심 없거든.” 이주혁이 싫다는 눈으로 송영식을 흘겨보았다. “누굴 데리고 자고 싶으면 지안이한테 가면 되잖아.” “그게… 난 지안이랑 자본 적이 없어.” 송영식이 갑자기 민망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 이주혁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송영식을 쳐다봤다. “너도 안 서냐?” “내가 하준이냐?” 송역식은 얼굴이 벌게져서 바로 반박했다. “지안이는 나에게는 여신 같은 존재라고. 뭐랄까, 차마 함부로 손을 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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