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화
육민관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누님께 여쭤봐야 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에 누님께서 이 증거물로 양유진을 협박해 이혼할 거라고 하신 적이 있어서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누님이 깨어나신 후에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준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여름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도 똑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양유진의 비열함을 너무 얕잡아 봤어.’
******
낮 12시.
여름의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오고 있었다. 순전히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다. 배가 내내 꼬르륵거려서 힘들었다.
“배 안 고파? 죽 좀 시켰는데.”
하준이 재빨리 여름을 부축해 앉히고는 자기 가슴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는 한 손엔 그릇을 받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죽을 떠먹이기 시작했다.
입을 벌리려는 순간, 여름은 얼굴 전체가 화끈거리며 아파옴을 느꼈다.
“얼굴에 멍이 들어서 회복하는 데 최소 일주일은 걸릴 거라고 그랬어.”
하준이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다.
“응.”
여름은 통증을 참으며 간신히 반 그릇가량을 먹었다. 그러다 이상하다는 듯 하준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어젯밤에….”
여름의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온몸에 펄펄 열이 끓던 기억만 날 뿐, 나중에는 의식이 흐릿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젯밤 육민관이 나에게 데려왔어….”
하준이 헛기침을 한 차례 하고는 부자연스럽게 여름을 바라보았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여름은 잠시 말이 없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당신한테는 왜? 서지도 않는 당신한테 데려와서는 뭘 어쩌겠다고?”
“……”
완전히 무시당한 하준은 얼굴이 굳어졌다.
“지난번에 당신이 날 도와주던 그 방법대로 밤새 잠 한숨 못 자가며 죽도록 해줬더니만.”
“… 쿨럭쿨럭.”
여름은 하마터면 죽이 목에 걸릴 뻔했다.
기침을 한 탓인지 빨개진 얼굴이 화끈거렸다.
무의식적으로 두 다리를 움직여 보던 여름은 하준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러다 자신의 얼굴 상태가 보기 흉할 거라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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