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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화

사진속에는 풋풋한 여자아이 하나가 있었다. 18살 정도로 보였는데 책가방을 메고 살짝 부끄러운 듯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누구인지 알고 나자 여름은 완전히 놀라고 말았다. ‘얘는…. 지다빈이잖아? 백지안 사촌.’ 전에 강여경이 지다빈의 모습으로 성형하고 하준이 곁에 나타나 병시중을 들었었다. 그러나 여름은 사진 속 지다빈은 성형한 강여경과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진 속 지다빈이 두 눈은 훨씬 순수하고 맑았다. 그러니까 그 사진은 진짜 지다빈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유진 씨가 왜 지다빈의 사진을 가지고 있지? 심지어 사진을 저장한 날짜가 최하준이 지다빈을 고용하기도 전이었다. 여름은 그때 화재에서 강여경은 도망치고 진짜 지다빈은 감쪽같은 바꿔치기로 인해 화재속에서 죽은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백소영이 그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기까지 했는데. 나중에 탈옥을 했지만 바다로 뛰어들었으니 살아있을 확률도 희박했다. ‘혹시… 유진 씨가 암암리에 그 사건에 개입했었나?’ 그런 무서운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여름은 아닌 겨울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조사를 시작해 보니 양유진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운 인간이었다. ‘대체 나쁜 짓을 얼마나 한 거야?’ 갑자기 휴대 전화가 울렸다. 양우형이 건 전화였다. “양유진이 돌아갑니다. 미친 속도로 차를 몰고 있으니까 10분도 안 걸려서 집에 도착할 거예요.” 여름은 곧 모든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고 서둘러 서재를 빠져 나왔다.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러나 애써 호흡을 가다듬으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절대 양유진에게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만한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된다. 7분 뒤 정원에서 차 소리가 들렸다. 양유진이 후다닥 뛰어들어왔다. 여름이 소파에 앉아서 휴대 전화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더니 어두운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묘한 말투로 물었다. “정전이 됐나요?” “네, 저녁 먹고 있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갑자기 정전이 되더라고요.” 여름이 짜증스러운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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