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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화

하준이 말을 뚝 끊었다. “맹지연 씨, 저는 맹 의원께서 나중에 추궁할 일이 없도록 하려고 당신을 데리고 탈출한 겁니다. 인사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맹지연은 이상하다는 듯 하준을 쳐다보았다. 호수처럼 깊고 평온한 하준의 너무 깊어서 그 속을 다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준이 진지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 남자, 점점 더 마음에 들어.’ “하지만… 제가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다면요?” 맹지연이 책상으로 걸어오더니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상체를 슬쩍 기울였다. 하준은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정면으로 맹지연이 가슴팍의 경치를 훤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하준의 눈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목구멍으로 반감이 올라왔다. “저와 관련된 내용은 좀 찾아보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성적으로 불구입니다.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마시죠.” “안 믿어요. 당신처럼 매력적인 남자가 그럴 리가 없지.” 맹지연은 테이블을 돌아 다가서더니 그대로 하준의 아랫도리로 손을 뻗었다. 하준의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맹지연의 손목을 잡다 저지했다. 맹 의원의 딸만 아니었으면 애진작에 이 뻔뻔한 인간을 사무실에서 내쫓았을 것이다. “그냥 사실인지 알아보려는 것뿐이에요. 그렇게 긴장할 거 없어요.” 맹지연은 전혀 민망한 기색 없이 입을 비죽 내밀었다. “흐응, 거짓말하는 거 아니에요?” “가서 기사만 찾아봐도 아실 겁니다. 구치소에서 칼을 맞아서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하준이 일어서더니 맹지연을 그대로 밀어냈다. “매주 병원에 가서 진찰받은 의료 기록이 있습니다.” 맹지연은 진지한 하준의 모습을 보더니 멍해졌다. ‘이렇게 멋진 남자가… 안 된다고?’ “괜찮아요. 내가 최고의 의료진을 붙여서 치료해 드릴게요.” 맹지연이 하준에게 윙크를 했다. “그리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내게 즐거움은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하준은 이제 얼굴이 완전히 흙빛이 되었다. 이렇게 노골적인 꼬맹이는 본 적이 없었다. 맹지연은 큭큭 웃더니 우아하게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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