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7화
이주혁의 눈이 어두워졌다.
한참을 거기 꿇어 앉아있다가 일어나 묘지 관리자를 찾아갔다.
관리자는 유골을 누가 파갔다는 소리를 듣자 깜짝 놀랐다.
“아니, 미쳤나… 요즘 누가 유골을 훔쳐간담?”
이주혁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렇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유골을 훔쳐가지?
망자의 가족이거나 망자가 이곳에 묻히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야.
아니면 누군가가 어르신과 함께 묻힌 것이 어머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누군가일까?
백윤택과 백지안이 가져갔을 리는 없겠지. 애초에 둘이 그렇게 안배한 거니까. 남은 가능성이라면… 백소영?
백소영은 주지 않았어. 백소영이 돌아온 거야.
이주혁은 갑자기 팔짱을 끼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혹시 요 몇 년 사이에 예쁜 젊은 여자가 그 묘지를 찾아오지 않았나요?”
“설도 아니고 추석도 아니라 사람은 커녕 그림자도 못 봤는데 예쁜 여자는 무슨…”
관리자가 컴퓨터를 잠시 검색했다.
“그 묘지는 연락처도 없더라고요. 혹시 그 분들 뵈러 오신 거면 망자 가족들 연락 안 됩니까?”
이주혁은 완전히 놀라버렸다.
“전화번호도 없어요? 평소에 성묘 오는 가족 없습니까?”
“나야 모르죠. 성묘할 때면 방문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말입니다. 아, 예쁘장한 여자가 가끔 오긴 했죠.”
관리자가 기억을 더듬더니 말했다.
“이렇게 생긴 사람인가요?”
이주혁이 휴대 전화에서 백지안과 여럿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닌데.”
관리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은 눈이 엄청 커서… 외국사람처럼 생겼거든요. 해마다 왔었는데 올해는 친구처럼 보이는 다른 예쁘장한 아가씨랑 왔었지요. 딱히 성묘해야 할 때도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기억이 나는군요. 지난번에 왔을 때는 웬 남매랑 만났는데 싸움이 났어요. 어, 생각난다. 이 여자가 그 남매 중에 한 사람이었네요.”
이주혁이 생각해 보니 외국사람처럼 생겼다는 사람은 임윤서인 듯했다.
임윤서는 잘 모르지만 돌아가신 친구의 부모님을 종종 성묘 올 정도라면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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