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공기 중에 순식간에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진동했고 실수로 남자의 옷에 떨어진 몇 방울 정체불명의 액체는 이내 시커먼 구멍을 냈다.
“죽어라, 천박한 년!”
남자 뒤에서 그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겁에 질린 듯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그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진한 황산인 것 같은데? 큰일 나겠어.”
“그러니까 말이야. 그것도 남의 얼굴에 뿌렸네.”
“아, 이렇게까지 무모하게 행동하는 미친놈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같이 오지 말아야 했는데...”
떠들썩한 말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진한 황산은 이서현을 향해 그대로 쏟아졌는데 그녀는 미처 피할 겨를도 없었다.
일촉즉발의 순간, 낯익은 그림자가 사람들 속에서 뛰쳐나와 이서현을 자신의 품에 꼭 안았다.
그가 입고 있던 롱 트렌치코트는 순식간에 커다란 구멍이 났고 등 뒤의 살갗은 그대로 공기에 노출됐다.
강한 황산의 부식성 때문에 그의 피부는 얼룩덜룩해졌고 희미하게 뼈마저 드러나며 선혈이 끊임없이 흘렀다.
충격받은 이서현은 고개를 들어 어두운 금빛 눈동자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왜 여기 계세요?”
그것도 그녀를 대신해 황산을 막아주었다.
김강인의 어두운 금빛 눈동자에 웃음기가 감돌았다. 이서현이 긴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을 보며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 마음 아파?”
그는 낮게 신음하며 등이 타는 듯한 통증을 참고 한 손을 살짝 들어 이서현의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인터넷에서 너랑 관련된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네가 찍은 사진을 보고 왔어. 다행히 내가 제때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네 얼굴이 망가질 뻔했어. 이렇게 예쁜 얼굴이 저런 사람 손에 망가지면 너무 안타깝잖아.”
말하며 김강인이 비틀거리더니 입가에 선혈이 흘러나왔다.
안절부절못하며 김강인을 바라보던 이서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삼촌, 괜찮아요? 바... 바로 병원으로 가요!”
말을 끝내고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서현은 김강인의 손을 잡고 마이바흐를 향해 걸어갔다.
“윤아야,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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