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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김도하의 얇은 입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이서현의 하얀 목덜미에 부드럽게 닿았다. “이서현. 대답해.” 김도하의 목소리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금방이라도 빠질 것만 같았다. 이서현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여러 번 꼬집으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곧이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김도하를 밀어냈다. “도하 씨, 이제 그만해요.” “임태연이 아이를 못 낳으니까 나한테 낳아달라고 하는 거예요?” “낳으면 날 버리고 두 사람이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려고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재벌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이서현은 가장 악의적인 마음으로 김도하의 의도를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눈빛에서 가득한 허무함과 공허함은 바보처럼 지낸 몇 년간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그 말에 성욕이 사라진 김도하는 몸을 일으켜 침대 옆에 앉고선 이서현을 빤히 쳐다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하여튼 분위기 망치는 건 잘한다니까.” 이서현은 뒤로 물러나 최대한 김도하와 거리를 두고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 둘 사이에... 아이를 가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린 어차피 이혼할 사이예요.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자라야 하는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김도하는 입술을 깨물며 뚫어져라 이서현을 바라봤다. “이혼할 필요 없잖아.” 도무지 믿기지 않는 답에 이서현은 귀를 의심했다. “이혼할 필요가 없다고요? 그럼 계속 두집 살림을 하겠다는 거예요?” “도하 씨가 이렇게 뻔뻔한 사람인 줄은 처음 알았네요.” “그러지 말고 빨리 이혼해 줘요. 더 이상 도하 씨랑 같이 살 마음 조금도 없어요.” 두집 살림을 하는 건 말이 안 되니 김도하는 무조건 이서현과 임태연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김도하가 사랑하는 사람은 임태연이다. 그러니 이 지옥 같은 삶은 끝내려면 이서현이 물러나는 게 답이다. 김도하는 불쾌한 듯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서현. 하루 종일 이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게 피곤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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