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장
김도하의 말을 들은 이서현은 우습다는 생각만 들었다.
“착각하지 마요. 저는 할아버지한테서 받은 서류를 전해주러 간 거였어요. 그뿐이에요. 제가 한 유일한 잘못은 도하 씨를 거절하지 않았던 거예요.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죠. 도하 씨가 먹었다는 약은 증거 없이 저만 탓하지 말고 조사를 해요.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서현은 거짓말하는 티 하나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의심이 가시지 않은 김도하가 한참 노려봤는데도 발견한 건 없었다.
그의 심장은 불안정하게 뛰었다. 퍼부은 말에 대한 후회도 뒤늦게 밀려왔다.
‘이서현이 먹인 약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지?’
만약 조사 끝에 다른 사람인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가 지난 3년 동안 보인 행동만 우스워진다. 이런 생각에 그는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초점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이런 김도하의 모습을 보고 이서현은 지금껏 말없이 당한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서현은 고개를 숙여 조각난 약병을 바라봤다. 그리고 바닥에 닿지 않은 연고를 퍼서 다친 손에 발랐다.
몸을 돌려서 그녀의 행동을 발견한 김도하는 비참한 모습으로 말했다.
“이서현, 너 설마... 진짜 김강인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
한낱 연고일 뿐이다. 이서현이 원한다면 그는 더 좋은 것도 구해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서현에게는 깨진 연고만 소중해 보였다. 그걸 위해 그의 뺨까지 때렸다.
반대로 이서현은 몸도 돌리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도하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일으켜 떠나버렸다.
...
거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득하던 사람이 이제는 반만 남았다.
장인하는 김수영과 함께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긴장한 것을 보고 장인하는 이마를 콩 때렸다. 김수영은 불만스러운 모습으로 투덜댔다.
“뭐하는 짓이야?”
장인하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무슨 생각해?”
“하아... 그냥 아까 일 생각하고 있어. 아니, 아무리 원치 않는 결혼이라고 해도 그런 말은 하면 안 되는 거잖아. 우리 오빠 평소에는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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