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그때의 김강인은 노란 머리였다. 길이는 마침 귀밑까지 오고 있었고 그의 눈도 금안이었던지라 이서현은 그때도 줄곧 외국인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랬기에 검은색으로 염색한 김강인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의 얼굴이 어딘가 익숙할 뿐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괜찮아. 이젠 기억났으니까 됐어.”
김강인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를 꿀이 떨어지는 눈길로 보고 있었다.
이서현과 김강인의 사이는 순식간에 확 가까워졌다. 심지어 자신보다 먼저 이서현을 알게 된 김강인을 보며 김도하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그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그는 예전에 몰랐다. 이서현의 주위로 남자가 이렇게나 많이 꼬이게 될 줄은.
“삼촌, 오늘 가족들을 여기로 부른 건 삼촌이랑 이서현의 금단의 사랑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야. 그리고 이서현은... 지금은 삼촌 조카며느리야.”
마지막 말은 거의 이를 악물며 내뱉은 말이었다.
김강인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김도하, 너도 어차피 가주의 권력으로 날 억누르는 것뿐이잖아. 미래의 일은 아직 누구도 몰라.”
말을 마치자마자 장인하가 갑자기 일어나며 사람들 앞에서 손뼉을 쳤다.
“제가 오늘 여기로 온 건 세 사람의 감정싸움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 사람 일은 알아서 해결하세요. 관심이 없으니까. 전 단지 누가 우리 우주를 연못으로 던졌는지만 알고 싶네요.”
김도하는 차가운 얼굴로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방금도 누군가 말했다시피 2층 복도엔 CCTV가 있습니다. 그 CCTV는 정원 연못까지 찍을 수 있지요. 그럼 차라리 CCTV를 함께 보는 게 좋겠군요. 그럼 다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조금 전, 그는 이미 사람을 시켜 상황실과 복도를 지키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만약 배후가 정말로 김씨 집안 사람이라면 김강인이 말을 하는 틈을 타 증거를 없애려고 할 가능성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가 안배해 둔 사람도 뭔가 수확이 있을 것이다.
말하면서 김도하는 그들에게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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