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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하지만 예상외로 이서현은 잠깐의 침묵을 끝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윤아야, 걱정하지 마. 이 돈은 내가 해결해볼게. 그리고 임태연은 정 안 되면 도하 씨한테 부탁해볼 테니까. 어쨌거나 아직은 얼굴을 마주 보며 살아야 하거든.” 안윤아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짜 가능하겠어? 아니면 그냥 임태연의 제안에 응할게. 몇십일만 고생하면 40억을 벌 수 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야.” 때마침 회사의 자금 문제도 해결이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 이서현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농담을 건넸다. “네가 이렇게 융통성이 있는 사람인 걸 왜 이제야 알았지?” 심지어 옛날의 악감정을 털어 버리고 임태연과 협업할 정도라니? 안윤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너스레를 떨었다. “사내대장부는 굽힐 줄도 알아야 해. 스튜디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며칠 동안 기꺼이 임태연의 종이 되어주겠어.” 이서현의 얼굴에 시종일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임태연의 종이 될 일은 없을 테니까.” 고작 40억 정도는 그녀도 해결 가능했다. “계좌번호 보내주면 이체할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윤아는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싶어 귀를 후비적거렸다. “뭐라고? 윤아야, 다시 말해 봐.” 이에 이서현의 눈에 웃음기가 묻어났고, 다시금 같은 말을 반복했다. “돈 보내 줄 테니까 계좌번호 달라고.” 안윤아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덩실덩실 춤을 출 기세였다. “서현아, 오늘부터 널 깍듯이 모시고 살게!” 말을 마치고 나서 잽싸게 계좌번호를 보냈다. 그리고 잠시 후 송금 완료 문자를 받았다. “서현아, 이 돈 어디서 났어?” 안윤아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났다. 무려 40억을 아무렇지 않게 내놓다니? 이서현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혹시 대학 때 내가 참가했던 해외 디자인 공모전 기억해?” 안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때 네가 1등 한 것으로 아는데?” 이서현이 내친김에 말을 보탰다. “당시 1등 상금이 300억이었는데 마땅히 쓸 곳이 없어서 저축하고 있었거든. 네가 임태연의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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