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통화 연결음이 족히 1분 가까이 울리고 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
김도하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황급히 휴대폰을 귀에 대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보세요? 서현아.”
이서현은 하품하며 일부러 모른 척했다.
“무슨 일 때문에 전화했죠?”
김도하의 말투가 한층 누그러졌다.
“아까 너한테 그런 말 하는 게 아닌데... 미안해. 그래도 엄연히 남편인데 너그러운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줘. 날 방으로 들여보내 주면 안 될까?”
이서현의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아주 좋다만, 생각 좀 해봐야겠어요.”
김도하는 곧바로 제안했다.
“서 비서가 그러는데 집에서 네가 일하는 병원이 좀 멀다며? 게다가 교통이 마땅치도 않고. 아니면... 서 비서한테 차 한 대 계약하라고 할까?”
이서현은 피식 웃더니 한마디 보탰다.
“나 병원에서 잘린 거 몰라요? 그러니까 차가 있든 말든 상관없어요.”
김도하의 안색이 점점 싸늘해졌다.
“그럼 뭘 원하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해줄게.”
이 말을 들은 이서현은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3년 동안 김도하가 사준 선물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이혼을 결심한 이후로 자진해서 제안하는 모습이라니.
김도하한테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어찌 놓치겠는가?
“라움빌딩 옆에 있는 사무실 건물의 방을 구하고 싶은데 도하 씨라면 가능하겠죠?”
경성 중심부에 있는 라움빌딩은 경성의 랜드마크이기도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오피스텔은 경성의 모든 디자인 회사들이 대부분 모여 있는 곳으로 사무실 한 칸만 해도 평당 2천만 원이 넘었다.
김도하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욕심이 꽤 크네?”
이서현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말을 먼저 꺼낸 사람은 도하 씨잖아요.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준다면서?”
한 방 제대로 먹은 김도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알았어. 내일 서 비서한테 계약하라고 할게. 몇 층 원하는데?”
솔직히 그녀에게 층수는 무의미했다.
“아무거나. 그냥 좀 더 저렴한 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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