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장아라가 조심스레 물었다.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야.”
강이준은 고개를 푹 숙이고 무표정으로 말했다.
“기사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쉬고 있어.”
이미 지나간 일은 다시 캐물어봤자 의미가 없었다. 지금 강이준이 해야 하는 건 이시연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이는 일이었다.
통화를 끊었지만 강이준은 여전히 짜증이 치솟았다.
한참 밖에서 고민에 잠겨 있던 강이준은 문득 모든 생각이 정리되었다.
이시연이 화를 내는 건 두 사람 관계에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다.
처음에는 연기 경력을 위해 비밀로 했고 대상 수상 후에는 이시연을 지키기 위해 더더욱 비밀로 했었다. 그 후에는 장아라에게 한 눈이 팔렸고 연애 공개는 계속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젠 이시연의 신분을 정식으로 공개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이시연이 제 여자 친구라고 알리고 싶었다.
‘이시연이 이걸 알게 되면 반드시 감동할 거야. 그리고 하백산을 찾아 이시연이 걸어놓은 자물쇠를 찾고 새로운 구슬 팔찌를 가져와 프러포즈하면 시연이가 너무 감동 받아 말도 못 하겠지?’
그래서 강이준은 빠르게 친한 기자들에게 연락을 보내 기사를 퍼뜨리게 했다.
이 모든 일을 마치고 고개를 드니 하성 극단의 허영미가 빠르게 걸어가는 게 보였다.
짙은 색 원피스를 입은 허영미는 예전과 같이 우아하고 기품이 넘쳤다.
강이준은 잠시 그 자리에 머물렀다. 왠지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몰래 핸드폰 녹음 버튼을 누르고 그 뒤를 쫓았다.
“허 선생님.”
허영미가 고개를 돌려 강이준을 확인하더니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준 씨가 여긴 무슨 일로?”
“선생님, 저 물어볼 게 있어요.”
강이준은 예의를 갖출 여유가 없어 바로 질문을 이어갔다.
“이서를 거절했던 이유가 혹시 시연이 때문인가요?”
이번에는 이시연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 말을 부정하기 위해서였다.
‘시연이는 거짓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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