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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그런데 시연... 시연이는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말해줬다면 절대 다른 사람한테 주지 않았을 거예요.” 강이준의 말에 안여정은 기가 찼다. “넌 아직도 시연이를 탓하기만 하는 거니?” 강이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동안 이시연에게 퍼부은 짜증과 원망이 모조리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내가 정말 시연이를 탓하기만 했나?’ ‘시연이가 철없이 굴고 막무가내로 움직인다고 생각했어.’ 잠시 생각에 잠긴 강이준을 보며 안여정은 기가 차 웃음이 나왔다. “왜 시연이가 너한테 말해주지 않았나 했더니 네가 알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그랬나 보지. 네가 한번 생각해 봐. 시연이가 대체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강이준은 목이 메어와 한마디 말도 뱉을 수가 없었다. 안여정이 대신 그 물음에 대답했다. “네가 그저 마음 편히 지내며 마음껏 사랑하길 바랐기 때문이었어. 지금이라도 시연이 손을 가서 봐봐. 아직도 구슬 때문에 남은 상처가 남아 있을 거니까!” “넌 그 아이 손을 들여다보긴 했어? 그 상처가 어떻게 생긴 건지 물어는 봤었냐고!” 이어지는 질문에 강이준은 보이지 않는 심연에 빠지는 것 같았다. 강이준은 차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큰 병에 걸렸던 강이준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그날, 병실을 지키던 이시연이 몰래 자주 무릎을 매만지던 게 기억이 났다. 사실 강이준은 그때 대수롭지 않게 어디 다치건 아닌지 물어봤었다. 그러나 그 물음에 이시연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오래 서 있어 아픈 거라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답했다. 이시연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 강이준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병실을 지키던 이시연이 오래 서 있을 이유가 뭐 있었겠는가? 얼굴이 창백해진 강이준은 다리의 힘이 풀려 주춤거렸다. 늘 안하무인이던 강이준도 처음으로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모님, 저는...” 안여정은 고개를 돌려 강이준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시연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왜 시연이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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