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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토요일. 이시연은 손에 든 대본에 집중하며 중요한 장면을 표시하고 배우들의 동선을 하나하나 대조하며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유도현이 그녀를 불렀다. “시연 씨.” 곧 한여름으로 접어드는 날씨답게 이미 공기가 무더웠다. 이시연이 뒤를 돌아보았다. 이마에 잔머리가 땀에 젖어 조금 축축해 보였지만 눈동자는 맑고 투명했다. 산골짜기에서 솟아오른 시원한 샘물처럼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눈빛이었다. 그 눈동자를 마주한 유도현은 잠시 생각이 정지된 것 같았다. “시연 씨, 이렇게 오랫동안 연예계에 있으면서 본인은 데뷔할 생각 안 해봤어요?” 그 외모라면 사실 어떤 능력도 필요 없이 단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했을 것이다. “네?” 뜻밖의 질문에 이시연은 잠시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하며 투명한 눈빛에 당혹스러움을 담았다. 유도현은 금세 정신을 차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그게 아니라요. 내일 하루 쉬세요. 앞으로 두 달 동안 굉장히 바빠질 거라 중간에 쉴 틈이 없을 거예요. 그러니 옷을 몇 벌 더 챙겨오고 하루 푹 쉬고 오세요.” “참, 정식 촬영 들어가면 선생님이 종종 오셔서 지도하실 거예요. 배울 점이 많을 테니 잘 챙기세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질문을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나자 유도현은 그녀에게 집으로 돌아가 쉬라고 권했다. 그러나 이시연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먼저 주예은과 임지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시연 언니, 갑자기 여긴 왜 오셨어요?” 주예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시연의 뒤로는 작업복을 입은 여섯 명의 남자들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무려 열 개가 넘는 상자를 옮겨 그녀의 뒤편에 쌓아두었다. “이건 내가 준비한 음료수야. 제작팀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나눠줘. 특히 선배님들께는 직접 가져다드리고. 물건이 많으니 여유롭게 나눠줘도 돼. 부족하면 더 가져오라고 할 테니까.” 첫 촬영에 들어가는 만큼 제작팀 모두에게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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