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장아라는 있는 힘껏 이시연의 팔을 잡고 이번에는 소리 높여 울기 시작했다. “내가 언니한테 뭘 그렇게 잘 못 했다고 나한테 이래요?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요! 언니가 오빠를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오빠를 언니한테서 빼앗아 올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언니라는 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왜 자꾸 우리 사이를 의심해요?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왜 그렇게 의심하냐고요! 내가 오빠 옆에 있는 게 그렇게도 꼴 보기 싫어요? 하지만 이건 일이잖아요. 아무리 내가 싫어도 그렇지 일로 나한테 복수하면 어떡해요?!” 장아라는 억울해 죽겠다는 얼굴을 하며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은 아련하기 그지없었다. 강이준은 그녀의 울음소리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이시연은 자신의 팔을 잡은 장아라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매만졌다. 워낙 백옥같은 피부라 목 졸림 당한 흔적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버렸다. 강이준은 그런 그녀를 보며 가엾다는 생각 따위 전혀 들지 않았고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장아라의 억울함에 비하면 그깟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이시연,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강이준은 이가 다 부서질 듯 이를 꽉 깨물며 이시연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장아라는 눈이 빨개진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치 강이준이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되는 양 그의 팔을 꽉 잡았다. “언니, 대체 언제까지 나한테 이럴 거예요. 내가 어떻게 하면 나를 내버려 둘 거냐고요. 흑...” 강이준은 장아라를 안타깝게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한번 목을 조르려는 듯 이시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시연이 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난리도 적당히 피워야지.” 강이준은 뺨을 맞았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는 듯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장아라는 비명을 지르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오빠, 괜찮아요?!” 이시연은 두 사람이 그러든 말든 무릎을 굽히고 바닥에 떨어진 구슬을 하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