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육서진이 크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호탕하게 웃자 성미현은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밀어냈다.
“시연이한테 나쁜 거 가르치지 마.”
육서진은 엄마의 차별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히죽 웃으며 할머니를 안아주었다.
“할머니, 손자 안 보고 싶었어요?”
“이놈의 자식이 반년이나 집에 안 들어와 놓고 뭘 잘했다고 웃어?”
할머니가 퉁명스럽게 그를 밀어냈다.
“금메달 따려고 그런 거죠.”
육서진은 주머니에서 금메달을 꺼내 내밀었다.
“대회 끝나자마자 할머니 보러 왔잖아요. 할아버지 것도 있어요.”
그는 또 다른 미니 메달을 꺼냈다.
“가져가시기 편하도록 대회팀에 특별히 작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이시연은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메달을 보며 이마를 짚었다.
다른 사람들은 상을 받으면 조금이라도 더 크게 해서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데 육서진은 대회팀이 수고를 덜 하도록 작게 만들어달라고 했단다.
두 노인은 각각 한 개씩 들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조은희는 금메달이 떨어질까 봐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고는 그를 토닥거렸다.
“그래, 우리 손자도 시연이처럼 잘하고 있네.”
“말이 조금 이상한데요?”
육서진이 흰머리를 긁적였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딴 메달이 그렇게 보잘것없어요?”
성미현은 그를 무시한 채 사람들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고 어린 이시연과 육서진은 알아서 같이 앉았다.
육성재가 그녀의 옆에 앉아서 의자를 빼주자 조금 전까지 사라졌던 성미현의 머릿속 생각이 다시 스멀스멀 생겨났다.
“이건 네 거야. 해외에 마땅히 살 것도 없고 급하게 돌아오느라 오는 길에 아무거나 샀어.”
육서진이 작은 흰색 벨벳 상자를 꺼냈고 열어보니 섬세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가 박힌 팔찌가 들어 있었다.
상자 옆에 적힌 로고를 보고 이시연의 눈이 번쩍 떠졌다. 몇천만 원이 넘는 물건인데 아무거나 산 거라고?
“마음에 안들어?”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본 육서진은 머리를 긁적였다.
“내 안목이 별로인가.”
연애는 하지 않지만 말재주가 좋고 성격도 화끈해서 여자들이 좋아해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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