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장

“현진 씨, 제발 나 좀 놔줘...” 도수영의 목소리는 쉰 듯이 갈라졌고, 마치 죽어가는 노파처럼 꿈결에 말하듯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수영 씨!” 임상준이 문손잡이를 돌렸지만,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그는 화장실 문이 분명 안에서 잠긴 것을 알고 더 힘껏 문을 두드리고, 발로 세게 찼다. 하지만 화장실 문은 너무 튼튼했다. 그가 전력을 다해 문을 차도, 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임상준은 속이 타들어 갔다. 도수영이 방을 나간 뒤, 유현진이 곧바로 뒤따라 나갔다. 그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도민준을 고준표에게 맡기고 방을 나갔다. 도수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여직원에게 화장실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녀는 화장실에 없었다. 닫힌 남자 화장실 문은 그의 불길한 예감을 더욱 강하게 했다. 그는 유현진이 얼마나 잔인한지 알고 있었다. 유현진이 도수영에게 남자 화장실에서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 ‘만에 하나라도 현진이가 나를 얻기 위해서 수영 씨를 죽이기라도 하면...’ 임상준은 뜨거운 가마솥 위의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자신이 민폐를 끼치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현진아, 너 안에 있는 거 알아!” 임상준은 계속 문을 두드렸다. “현진아, 진정해! 수영 씨를 다치게 하지 마! 현진아, 빨리 문 열어!”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곧바로 해피컬리 매니저를 찾아가 키를 받아 문을 열려 했다. 매니저가 키를 갖고 있지 않아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결국 키를 손에 넣을 때까지 거의 30분이 흘렀다. 임상준은 손에 키를 꼭 쥐고 있었고,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는 문을 열었을 때 도수영의 시체를 볼까 봐 두려웠다. 그는 열쇠를 움켜쥐고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남자 화장실 문이 안에서 갑자기 열렸다. 아직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유현진이 단정한 모습으로 남자 화장실에서 나왔다. 도수영은 벽에 몸을 웅크리고 떨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