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다은이가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그래요.”
송민주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배승호 씨 상황이 좀 심각한 편이고 완치가 어려울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할 수 있는 만큼 해볼게요.”
송민주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말없이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이 되자 송민주는 바로 의사 가운을 벗었다.
“배승호 씨, 제가 만약 그쪽이라면 절대 다은이와 이런 상태로 지내지 않을 겁니다. 차라리 깨끗하게 헤어져 여론이 다은이를 다치지 못하게 했을 겁니다.”
“왜 헤어지지 않는 쪽이 나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힘겹게 얻어낸 사람을 어떻게 쉽게 놓을 수 있겠어요?”
알고 보니 내가 임다은을 향한 사랑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며 해외에서 지내던 송민주도 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쪽이 알고 있는 게 전부는 아니에요. 난 처음부터 이혼을 요구했지만 다은이가 동의하지 않고 있어요.”
송민주는 내 말을 크게 믿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차가운 시선으로 날 바라봤다.
“배승호 씨는 삶에 간절해 보이네요.”
“사람이라면 다들 죽고 싶지 않아 할 거예요.”
송민주는 대답 없이 가만히 날 들여다보았고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시간 없어요. 대신 다은이에게 불리한 행동은 하지 마요. 안 그러면 수술이고 뭐고 없어요.”
“내가 앞으로 하는 모든 건 임다은을 위한 거예요.”
“정말이에요?”
송민주가 허리에 손을 척 올리며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겠죠.”
집사가 병원으로 돌아오고 퇴원 수속을 이미 밟은 나를 보며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는 돌아가는 길 내내 먼저 말을 걸어오며 내 기분을 풀어주려 애썼다.
난 고개를 돌려 창밖의 풍경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시간 되면 배씨 가문 저택으로 가주시면 안 될까요?”
저택은 예전과 다름없이 깨끗했다. 임다은이 정기적으로 도우미를 시켜 청소했기 때문이었다.
익숙한 장소에서 난 어린 시절 내가 겹쳐 보였다.
정원에는 나무와 풀이 울창하고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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