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아가씨는 승호 님을 병원에 바래다주고 급한 일이 생겨 먼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아직 아가씨에게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지승민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지금 아가씨에게 전할게요.”
그러나 핸드폰을 쥔 그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고 여러 번 시도한 끝에 잠금을 풀었다.
난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의 손을 잡아 내렸다.
“모른다면 굳이 알릴 필요 없어요.”
내가 집사와 손을 잡고 속이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승호 님...”
지승민의 표정이 간절해 보였다.
결혼 후 집사는 나와 임다은의 각종 일을 도맡았다. 그러니 임다은을 만나는 시간보다 지승민과 함께 한 시간이 더 길다고 할 수 있었다.
10년 동안 함께 지내며 집사는 나에게 있어 거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그의 빨간 눈가를 바라보며 난 애써 미소를 짓고 그를 위로했다.
“뭘 그렇게 고민해요? 저와 임다은 사이도 잘 알고 계시면서. 말하지 않는 건 그녀를 위한 거라고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내 위로가 닿지 않은 건지 집사는 고개를 돌려 몰래 눈물을 닦았다.
그는 계속 내 옆을 지키고 싶어 했으나 난 물건을 챙겨오라며 그를 병실 밖으로 쫓았다.
지승민이 떠나고 난 빠르게 퇴원 수속을 밟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병원에서 허비할 수는 없었다.
병원비를 지불하려 대기 줄을 서고 있는데 앞에 선 두 여자아이에게 시선을 뺏겨 버렸다.
나이가 어린 두 아이는 병원의 수심 깊은 어른들과는 달리 밝은 얼굴이었다.
“김현호 진짜 대단해. 또 상 받았잖아.”
“그러니까. 게다가 임 대표님이 직접 시상식까지 왔다면서? 두 사람이 같이 찍힌 앵글에 내가 다 설레더라니까?”
“임 대표 빨리 김현호랑 잘됐으면 좋겠어. 남편이랑은 빨리 이혼하고.”
익숙한 이름이 들려오자 대화 속 인물이 임다은과 김현호, 그리고 나라는 걸 깨달았다.
소녀들은 바로 내 옆에서 속닥속닥 얘기를 주고받았고 난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척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핸드폰 불빛이 너무 환한 탓인지 눈이 자꾸 시큰거렸다.
그리고 핸드폰 화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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