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추설희가 막무가내로 유정숙을 데려가다
박서진의 중저음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오자 깜짝 놀란 수지는 황급히 태블릿 PC를 꺼버렸다.
“언제 깨셨어요?”
박서진이 통화내용을 어디까지 들었는지 몰라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
“방금 깼어요.”
박서진은 경계심을 품은 수지의 모습에 한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수지는 여전히 남장한 모습이었지만 아까 당황해서 그런지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와 더욱더 매력적이었다.
수지는 유정숙이 걱정되어 목소리를 변조하는 것마저 까먹었다.
박서진은 수지가 남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밝히지 않고 계속해서 연기했다.
박서진의 연기력은 수지 못지않았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냥 추설희 아줌마 이름만 들었을 뿐이니까요.”
박서진은 표정 변화 없이 말투가 담담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럴수록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박서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감정이 잘 읽히지 않는 사람인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사람일수록 무서운 사람이었다.
박서진이 약혼녀 남지아의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데 일단 이번에는 그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고마워요.”
고마움을 전한 수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박서진에게 부탁했다.
“대표님, 지아 씨한테 우리 할머니를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요. 그런데 제가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설희 아줌마는 어르신을 괴롭힐 사람이 아니에요.”
박서진은 생수를 병뚜껑까지 따서 수지한테 건넸다.
“입술이 창백한 것 같은데 물 좀 마셔요.”
“감사해요.”
수지는 물 마시면서 진미영이 했던 말을 되뇌었다.
‘추설희라는 사람이 내 친엄마라고 하면서 할머니를 데려갔다고? 할머니를 이용해서 지아 씨한테서 서진 씨를 뺏지 말라고 협박하려는 건가?’
수지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본능적으로 추설희가 악의를 품고 이랬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릴때부터 자기를 유일하게 아껴준 사람은 유정숙뿐이었다. 수지한테 관심조차 없었던 하동국과 김은경 부부는 그저 수지를 수혈 꾼으로 이용했을 뿐이었다.
하동국과 김은경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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