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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네 꺼야." 송민지가 묻기 전, 주익현이 말했다. "고마워." 소녀가 웃자 예쁜 보조개가 드러날 듯 말 듯 했다. 송민지는 빨대를 꽂아 달달한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잡힐까 봐 무섭지 않아?" 갑작스러운 주익현의 질문에 옆으로 자전거에 앉아 다리를 흔들던 송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무서울 게 뭐가 있어, 우리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너한테 내 남자 친구 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너 아무 대답도 안 했잖아." 송민지의 말을 들은 주익현은 할 말을 잃었다. 주익현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들어섰을 때, 적지 않은 이들이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서울대의 특례 입학생이었기에 선생님 눈의 모범생이었고 따라서 그에게 특별대우가 주어졌다. 그가 자전거에 여학생을 태우고 와도 그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주익현이 송민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등교했다는 얘기는 빠르게 학교 전체에 퍼졌다. 수업 예비종이 울리자 송민지가 책을 펼쳤다. 그녀는 교실에 들어선 뒤로 하율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국 하율이 먼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너 어젯밤에 주익현이랑 같이 있었어?" "내가 어제 꼬치집에 갔는데 주익현을 못 봤거든, 걔 거기서 알바하는 거 아니야?" "아, 민지야. 오해하지 마, 저번에 걔가 나한테 쿠폰 두 장 줬잖아, 그래서 엄마랑 둘이 같이 갔는데 안 보이길래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어제 마침 주익현도 학교에서 자습했더라고, 돌아갈 때 버스가 없어서 걔가 나 데려다줬는데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송민지의 말에 하율이 웃으며 손을 저었다. "아니, 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야, 그럼 걔 오늘도 자습한대?" "나는 몰라." 자습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자습이 끝날 때까지 송민지는 하율이 계속 자신에게 말을 걸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챘다. 아침의 영어 자습 시간에 송민지는 귀를 막고 열심히 단어를 외운 덕분에 하율의 질문을 피할 수 있었다. 이제 10분 뒤면 자습이 끝났다. 그때, 담임쌤이 교실로 들어오더니 교단 위에 섰다. "너희 중에 일부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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