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장
취기가 오른 그녀는 술이 다 떨어진 걸 보고 손에 든 술병을 영화룸에 있는 거대한 흰색 천에 세게 내리쳤다. 그러고는 몸을 웅크린 채 벤치에 앉았다. 전화를 받고 도착한 배민훈이 있는 힘껏 문을 걷어찼다. 밖에서 아무리 큰 인기척이 들려도 그녀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송민지, 문 열어!”
배민훈이 평소에 송민지를 부를 때에는 성을 붙이지 않고 부르는 편인데 화가 났을 때만 성을 떼고 불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리는 모깃소리인 듯했다.
자신이 가장 믿었던 사람이 그렇게 말했을 때, 그게 겨우 몇 마디일지라도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이 무너지기에는 충분했다.
“대표님, 비상열쇠를 찾았어요.”
배민훈이 열쇠로 문을 열려고 하자 자물쇠는 돌아가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왜 안 되는 거죠?”
장선경도 초조해하며 대답했다.
“방금까지 문을 잠그지 않았었는데 말이에요. 대표님, 민지 아가씨께서 생각보다 술을 많이 마셨어요. 게다가 자기를 안에 가둬놓기까지... 큰일이라도 날까 봐 걱정돼요. 무언가로 가려 놓아서 안 열리는 거 아닐까요? 어떡해요?”
배민훈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자 몇 분 지나지 않아 경호원이 문을 여는 도구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는 문을 폭력적인 수단으로 열어버렸다.
“다 나가주세요.”
“네.”
어두컴컴한 영화룸에서 송민지가 멍하니 앉아 팔뚝의 거즈를 뜯고 있었다.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그 사람의 숨결은 송민지의 온몸을 감싸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야?”
송민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련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배우고 있어요. 주익현이 상처를 처치하는 법을 가르쳐줬거든요. 우리 주익현 오빠가 최고예요.”
이렇게 말한 그녀는 고개를 들고 멍한 눈빛으로 배민훈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는데 그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다시 벌어져 버렸다.
“여긴 제 집이 아니에요. 전... 주익현을 찾으러 가야겠어요.”
주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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