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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장

배민훈은 결국 그녀를 만나러 왔다. 배연지는 비굴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빌었다. 피가 묻어있던 손과 등의 상처는 감염된 건지 피범벅이 되어있었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배민훈의 눈빛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빠, 제발 우리 어머니 한 번만 보게 해주세요." "오빠가 뭘 하라고 하든 다 할게요." "네가 또 뭘 가지고 나랑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배민훈의 말투는 지금의 그처럼 차가웠다. 배연지는 그와 눈을 마주친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 "오빠가 한 거예요?"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녀는 그가 이렇게 했을 거라고 믿지 못하는 듯했다. "오빠가 아버지 회사에 손을 쓰고 어머니까지 정신병 환자로 만든 거야..." "왜... 도대체 왜!" "그때 일 아직 제대로 조사하지도 못했잖아요, 그 사람 말 한마디만 믿고 우리 엄마가 강씨 집안을 죽인 범인이라고 단정 짓는 거예요?" "저한테는 뭘 하든 상관없어요, 그런데 왜 두 분까지 건드린 거예요!" 배연지의 말을 듣던 배민훈이 상위자의 자태로 거만하게 그녀를 멸시하며 말했다. "그 사람을 내 손으로 직접 감옥에 보낸 건 이제 시작이야..." 배민훈이 말을 하다 허리를 굽히고 손가락으로 배연지의 턱을 잡았다. "그때 그 사람이 아내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내 용서 따위 받을 자격을 잃은 거라고." "배연지, 네 목숨이 나한테 정말 가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허가영 하나는 더 말할 것도 없지." 아내를 버렸던 배정민은 지금 친아들에 의해 감옥으로 들어갔다. 그가 원하던 가정도 산산조각 나 벌을 받았다. 배연지는 순간 힘을 잃고 용서를 구걸하는 말도 내뱉지 못 했다. 하인들은 창고에서 인기척을 듣고 배연지가 도망 나온 줄 알고 왔다가 배민훈이 품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할 여자를 안은 걸 보곤 놀라서 말했다. "도, 도련님, 안 됩니다. 어르신께서 아시면..." 말을 하던 하인이 배민훈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한 순간, 얼른 입을 다물었다. 배민훈이 배연지를 데려갔다는 사실은 머지않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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