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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손목의 팔찌가 없었다면 송민지는 어젯밤 있었던 일이 그저 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9시가 되어 그녀는 식당으로 가 밥을 먹었다. "잘 못 잤어?" 배민훈이 그녀에게 우유를 따라주며 물었다. "응." "조금만 기다려, 고 비서가 너 데리고 병원 갈 거니까 더 놀고 싶으면 오빠가 학교에 말할게." "다른 집은 다들 자기 동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일자리 찾기를 바라는데 오빠는 왜 계속 나를 옆에 두려고 하는 거야, 이런 오빠가 어디 있어." 송민지가 죽을 떠먹으며 말했다. "민지는 노력할 필요 없어, 오빠가 너 먹여 살릴 수 있어." "오빠, 이상해. 앞으로 내가 결혼해도 나 키워줄 거야? 새언니가 질투하면 어떡해?" 그 말을 들은 배민훈가 그저 씨익 웃었다. "민지는 어떤 스타일 좋아해?" 그가 묻자 송민지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는 순애보가 좋아, 퇴근하면 제때 집에 돌아오고 유혹 다 뿌리칠 수 있는, 마음에 나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좋아." "민지가 이제는 정말 철 들어서 오빠 안 좋아하나 보네, 이렇게 오빠 비꼬는 말도 할 줄 알고." 송민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아니야, 오빠 옆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람 좋아할..." 송민지가 고개를 떨구곤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던 배민훈의 눈 밑을 스쳐 지나가던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것은 강렬한 소유욕이었다. 아침을 먹은 뒤, 고서원은 송민지를 데리고 H시에서 가장 좋은 병원으로 가 검사를 진행했다. 큰 문제는 없었기에 의사는 약 처방만 해주고 돌아가서 잘 조리하라고 했다. 병원을 나설 때, 이미 오후 2시였다. 병원 앞. "아저씨, 저 안 데려다주셔도 돼요, 저 혼자 차 타고 갈 수 있어요." "아가씨, 여기 며칠 더 계시다가 대표님이랑 같이 돌아가셔도 됩니다." 하지만 송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공부에 영향 주고 싶지 않아요." 그 말을 들은 고서원이 다시 말했다. "아가씨, 대표님은 옆에서 자기를 돌봐주실 분이 필요합니다." "저는 오빠 동생이지 오빠가 옆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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