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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장

두 사람은 익숙한 자리에 앉아 선풍기 바람을 쐬었다. 예전에 배민훈이 집으로 돌아오면 송민지는 그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기 좋아했다. 그녀는 배민훈이 스타그룹 대표님 자리를 차지한 뒤로 이런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배민훈은 송민지에게 맞춰주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배민훈이 움직이기도 전에 송민지는 소스와 그릇, 수저를 그의 앞에 놓아줬다. 사장님이 마라탕을 식탁으로 들고 왔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민지가 고추기름을 덜어 면을 집으려던 그때, 배민훈이 그 그릇을 가져갔다. "너 위 안 좋으니까 매운 거 먹지 마." 하지만 송민지는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다시 그릇을 바꿨다. "조금 먹는 건 괜찮아." 배민훈은 그런 송민지를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가득했기에 그는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 이거 먹기 시작했어?" 배민훈은 송민지와 십여 년 넘게 가족같이 살아왔기에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매운 건 입에 대지도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예전부터 먹었어, 처음에는 괴로웠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고. 사람 입맛은 변하는 거야, 가끔 다른 맛 먹어보는 것도 안 될 건 없잖아." 배민훈은 갑자기 담배가 고팠는지 습관처럼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하지만 그녀가 담배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것이 생각나 다시 집어넣었다. "민지도 이제 말 돌려가면서 오빠 비웃을 줄 아네." 송민지는 그 말을 듣고도 밥 먹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오빠, 앞으로 집에 다른 여자는 안 데리고 오면 안 돼?" "오빠가 밖에서 뭘 하고 다니든 내가 상관할 바가 못 되지만 그런 건 싫어..." 송민지는 어젯밤 배민훈과 배연지가 방에서 했을 짓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내가 집에 있는 게 불편하면 나 다시 학교 숙소로 갈 수도 있어. 어차피 가깝잖아." 송민지가 모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머리 위에서 시끄러운 선풍기 소리까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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