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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장

“성우진, 앞으로 이런 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 난 지금 아주 기분이 좋아. 네 전화로 기분을 망치고 싶지도 않고. 회사의 일은 그때 CCTV를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네가 범인을 나라고 단언한 순간부터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 네가 날 그렇게까지 싫어할 줄은 몰라서 놀라긴 했지만 정상이라고 생각해.” 밀크티를 들고 돌아온 온유희는 온유나를 부르다가 말을 멈추고 얌전히 조수석에 앉아 온유나에게 뜨거운 코코아를 건넸다. “내 생활을 방해하지 마. 마지막 부탁이야.” “유나야, 우리 이렇게 끝내서는 안 돼.” “그럼 네가 어떻게 할지 기다리고 있을게.” 전화를 끊은 온유나는 코코아를 한 모금 빨아들이다 펄이 입안으로 들어오자 미간을 찡그렸다. 곧바로 알아차린 온유희는 봉투를 건넸고 온유나는 봉투에 펄을 뱉어냈다. “코코아에 펄은 필수야.” 온유나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온유희가 먼저 대꾸했다. “다음부터 사지 마.” 뜨거운 코코아에 펄을 추가하다니, 정말 뜬끔없었다. “언니, 성우진이 또 뭐 한 거야?” “나한테 사과하던데.” 온유나는 차를 후진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때 일에 대해서 알았대.” “이제야 깨닫기 시작한 거야?” 온유희는 코웃음을 쳤다. “그때는 죽어 있었대?” “유희야, 누군가 너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할 때는 네가 뭘 하든 다 틀린 거야.” 성우진과의 결혼은 온유나가 간절히 바라서 얻어낸 것이다. 결혼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성우진에게 있어 온유나는 악인에 불과했다. 온유희는 온유나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온태원과 정서희의 일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던 임성준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이건 온유나의 집안일이라 임성준은 함부로 관여할 수가 없어 그녀를 불렀다. “성준 오빠, 무슨 일이에요?” 온유나는 회의 중에 빠져나와 임성준을 찾아왔다. “조사하다가 알아낸 것들이 있는데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임성준은 파일을 하나 건넸다. “네 아버지와 성우진의 아버지 사이에는 오래전에 거래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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