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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성우진은 자신을 구해준 진짜 은인을 몇 년 동안 싫어했다. 성우진은 무슨 말을 건네기 위해 온유나를 바라봤지만 온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때 네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감사한다면 나한테서 멀어져줘.”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싸늘한 온유나의 말에 성우진의 얼굴에 곤혹스러움이 떠올랐다. 그러나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전부 성우진이 만들어낸 것이다.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은 것은 제쳐두고 처음부터 성우진은 온유나에게 보인 태도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온유나가 온씨 가문을 이용해 성우진으로 하여금 강제로 결혼을 받아들이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런 태도로 온유나를 대해서는 안 됐다.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성우진은 탓할 사람이 없었다. 단지 자업자득에 불과했다. 온유나는 손목에 차고 있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온유나는 몸을 일으키며 이경순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 남은 일이 있어서 전 먼저 일어날게요.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 유태 씨,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제 비서한테 메시지 보내주세요.” 유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조심해서 가세요.” “조심해서 천천히 가요.” 이경순의 인사에 온유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이선아를 데리고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성우진과 권민재만 이경순의 집에 남아 자리를 지켰다. 온유나가 이경순의 집에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오늘은 나문정이 석방되는 날이라 마중을 가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나문정은 온유나를 감사함도 모르는 인간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이런 나문정에게서 교육을 받고 자라온 온지수가 어떤 사람으로 변했을지 상상만 해도 무서웠다. 조수석에 앉은 이선아는 온유나에게 현재 인터넷상에서 이 일에 관한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보고했다. “온 대표님, 현재 이 일에 관한 열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요. 방금 홍보부에서 다른 것도 공개해 될 것 같다는 메시지가 왔어요. 아직 열기가 식지 않았을 때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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