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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온유희는 나이는 어리지만 주얼리 디자인에 소질이 있다. 게다가 온태원 정서희 부부가 살아있을 때 그녀의 취미 때문에 보석을 많이 사줘서 온유희는 대학 시절 이미 여러 차례 경매에 다녀온 적이 있다. 크리스티든 소더비든 폴리든 국내외 경매장에서는 VIP 고객이었다. 그래서 온유희의 말이 하은별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다. 하은별은 신세대 최고의 신인 디자이너라고 하지만 출시한 작품은 거의 없는데 그나마 출시한 작품은 영상 예열을 발표할 때마다 디자인 포인트를 제대로 말하지 못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는 의심을 살 정도였다. 온유희의 말이 이 일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온유나는 컴퓨터로 하은별의 해명 동영상을 재생하고 있었다. 엄청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울음을 터뜨리지 못하는 모습에 온유나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강민경이 옆에 있지만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미지 상관없이 크게 웃었을 것이다. 강민경도 그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영상에서 하은별은 울먹이며 카메라를 향해 설명했다. “제 작품이 온유희 디자이너의 만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훌륭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에 폴리 경매에 간 것에 대해 온유희 디자이너가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디자이너인데 온유희 디자이너의 이번 디자인이 안 좋고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남의 디자인을 내가 도용해서 빼돌린 거라 모함하면 안 되지 않겠어요? 이런 행동은 디자인 업계에서 매우 수치스러운 것입니다.” “제가 성씨 가문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저는 성씨 가문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않고 저 스스로 여기까지 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저도 온유나 씨에게서 뭘 뺏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온유희 씨가 제 사업에 발목을 잡을 필요 있을까요? 아무리 이 업계에서 강력한 인맥, 자원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이에요.” “다들 주얼리 디자이너인데 왜 서로 죽이려 하는 거죠?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현지 디자이너가 거의 없고 제 능력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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