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계속 울려대는 핸드폰을 보며, 온세라는 마음을 굳히고 답장을 보냈다. [나 정말 괜찮아. 좀 피곤할 뿐이야. 먼저 잘게.]
그리고 기태하가 무슨 말을 보내든 더 이상 답장하지 않았다.
한참 후, 기태하가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푹 쉬어."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자, 온세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은 오만가지 생각으로 뒤숭숭했다.
기태하가 이 시점에 찾아와서 최서진과 마주치거나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었다.
온세라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에서 내려와 물을 뜨러 갔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하이힐 소리가 바닥과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사모님께서 직접 물을 뜨러 다니시나 보네? 서진 오빠가 간병인도 안 불러줬어?"
고개를 들 필요도 없이 온미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온세라가 입원한 건 온미라에게는 온세라를 마음껏 비웃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왜 왔어?]
"너무 경계하지 마. 언니가 입원했다길래 걱정돼서 왔어. 그래도 언니잖아." 온미라는 입을 열자마자 비꼬는 말만 했다. "아빠도 이제 언니한테 잘해주라고 하는데, 우리 온씨 가문이 앞으로 언니 덕 좀 보게 생겼네."
온미라는 테이블 앞에 다가서며 말했다. "차 따르는 작은 일은 내가 하면 돼."
그러면서 온세라 앞에서 일부러 물을 한 잔 따라 건네며 말했다. "자, 마셔."
갓 따른 물은 아직 뜨거웠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온세라는 고개를 끄덕여 감사의 뜻을 표했지만, 온미라가 이렇게 친절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온세라가 잔을 받으려는 순간, 온미라가 잔을 놓아버렸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고, 뜨거운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온세라는 미처 피하지 못했고 뜨거운 물이 발등에 닿았다. 아픔에 숨을 들이쉬고 테이블 모서리를 잡고 겨우 버텼다.
"어머! 미안해. 그러게 언니가 잘 잡았어야지."
온미라가 가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데였어? 그래서 뜨거운 물 마시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다시 시원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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