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기태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이지." 기태하는 당연히 온세라를 돕고 싶었고, 잘 지내길 바랐다. 아니면 귀국해서 일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마.] "왜?" 기태하는 눈살을 찌푸리고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내 추측이 맞다면, 그 문자 메시지는 온미라가 보낸 거야.] 온미라의 경고가 귀에 생생하게 들렸다. 최씨 가문과 온씨 가문을 혼탁한 물통에 비유하자면, 그녀는 이미 그 안에 빠져버린 상태였다. 기태하를 그 안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온미라?" 기태하는 눈썹을 찌푸렸다. "걔가 왜 그런 일을 하는 거야?" 고등학교 때 온미라는 그들보다 한 학년 아래였기 때문에, 기태하와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그저 온세라의 여동생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온세라는 멈칫하더니 머릿속에 한가지 추측이 떠올랐다. 온미라가 이런 일을 벌인 이유가 기태하가 자신을 데려가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모르겠어.] "온세라," 기태하는 점점 차분해지며 진심으로 설득했다. "누가 문자를 보냈든, 그 내용은 사실이야. 온씨 가문이 너한테 잘해주지도 않았잖아. 굳이 그 사람들을 위해 최씨 가문에 머물 필요는 없어." 온세라는 고개를 저었다. [난 그 사람들을 위해 최씨 가문에 있는 게 아니야.] "그럼 누구를 위해서야?" 기태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할머니도 이미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퇴원했기 때문에, 온세라는 할머니와 함께 이곳을 떠날 수 있었다. 온세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기태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유를 밝히고 싶어.] 온세라는 온씨 가문의 와이너리에 대해 설명했다. 기태하는 순간 멍해졌다. "온재혁이 너희 엄마를 죽였다고 의심하는 거야?" 온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태하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차분히 말했다. "그 일을 밝혀내면 최씨 가문을 떠날 거야?" [응.] 기태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내가 도와줄게." 온세라는 눈살을 찌푸리고 기태하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기태하가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