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장
온세라는 싫어하지 않았다.
[일찍 와요.]
그녀의 온순하고 고분고분한 모습에 최서진은 조금 마음이 아팠다.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일 끝내면 바로 올게.”
최서준의 모습이 병실 입구에서 사라지자, 온세라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새벽 세 시.
강성 국제공항 상공에서는 비행기가 구름층을 뚫고 소리를 내며 날았다.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 강성은 점점 더 작아져서 작은 점이 되었고, 결국엔 구름층 밑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온세라는 창백한 얼굴로 창문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혹시 몸이 안 좋으신가요?”
스튜어디스가 옆으로 다가와서 그녀에게 물었다. 온세라가 설명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김찬혁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혹시 담요 하나랑 따뜻한 물 한 컵 가져다주실 수 있나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금방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김찬혁은 온세라의 무릎에 담요를 덮어준 뒤 걱정되는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며칠 더 쉬지 그랬어요. 왜 이렇게 급한 거예요? 거기 도착하면 아마 상처 다시 꿰매야 할 거예요. 그러면 힘들잖아요.”
온세라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강성을 떠나면 새로운 삶인데 힘든 게 뭐가 있겠어요?]
“아이는 보지 않은 거예요?”
[보면 떠나지 못할 것 같아서요.]
온세라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사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녀는 깨어있었다. 간호사는 아이를 안아서 그녀에게 보여주려고 했지만 온세라는 볼 엄두가 나지 않아서 눈을 감았다.
아이의 성장을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태어났을 때부터 모든 인연을 싹둑 잘라야 했다.
김찬혁은 더 얘기를 꺼내면 온세라가 괴로워할까 봐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말을 아꼈다.
“일단 약부터 먹고 좀 자둬요. 그러면 모든 게 다 지나가 있을 거예요.”
온세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모든 건 다 지나갈 것이다.
-
5년 뒤, 유하국.
유하국 수도 중심에 있는 세인트 제약회사 회의실에서는 회사 임원들이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약 시장은 계속 축소되고 있어요. 심지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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