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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남진이가남진
에:: Webfic

제280장

“사모님, 왜 그래요?” 진여화는 고통스러운 온세라의 모습에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 온세라는 머리에서 뭔가 기어 나오는 듯한 느낌에 힘껏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래도 아픔을 견딜 수 없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모님.” 진여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다채롭던 세상이 갑자기 흑백으로 보였다. 뒤로 당겨진 시간은 20년 전 세상과 동떨어진 산골짜기로 향했다. 숲은 새와 들짐승이 득실거렸다. 20년 넘게 꿨던 꿈이 점점 또렷해졌다. 부드럽고 우아한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20년, 항상 등만 지고 있던 사람이 몸을 천천히 돌렸다. 그리고 긴 머리가 아무렇게나 어깨 뒤로 드리워져 있었다. 여자가 웃자 입가에 옅은 보조개가 보였다. “라영아, 할머니랑 집에 있으라고 했더니 왜 또 산으로 따라온 거야?” “엄마, 집에 있으면 너무 심심해요. 라영이는 엄마랑 약초 캐고 싶단 말이에요.” “넘어지지 말고. 와서 엄마 손 잡아.” “네.” “라영이는 약초가 좋아?” “좋아요.” “그러면 엄마가 약초 캘 때 부르는 노래 가르쳐줄까?” “좋아요.” “복령, 작약, 개나리, 백지, 도라지...” 온세라의 입술이 따라서 움직였지만 전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기억 속에 노래가 점점 또렷해졌고 약재 이름도 귓가에 맴돌았다. “엄마, 오늘은 약초 캐러 안 가요?” “라영아, 집에 손님이 왔어. 아저씨랑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나가서 놀고 있을래? 할머니는 뒷산에 있어. 착하지?” “네.” 그날 기억이 갑자기 밀려와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고 어떻게 벙어리가 된 건지도 다 기억났다. 이마에 상처가 난 남자, 그리고 정산의 창고에서 시작된 큰불도 생각났다. “의사 선생님, 사모님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봐주세요.” “일단 환자를 침대로 부축하세요.” 온세라가 침대에 누워 멍한 표정으로 천정을 바라봤다. 그러자 의사와 간호사가 침대를 빙 둘러서서는 손전등으로 눈동자를 비춰보았다. 하지만 온세라는 상대의 입 모양만 보일 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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