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하지만 임태성이 기숙사로 돌아온 후 아침에 본 참새의 의미가 밝혀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윤여주가 임신했다는 사실이었다.
참새가 지저귀는 것은 좋은 소식을 뜻한다지만 임태성의 기분은 정반대였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민에 빠졌다. 윤여주를 안심시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다.
그녀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이 아이를 포기하는 것이 옳을까?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는 너무나도 막막했다. 몇천 원도 아껴 써야 하는 상황에서
수술비 몇십만 원을 마련하는 것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이런 현실이 그를 끊임없는 불안과 초조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편, 저녁이 되자 안소희가 강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할래?”
이제는 두 사람이 함께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주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굳이 숨길 필요도 없었다.
안소희가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늘 강원우에게 질문했고 그는 언제나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 덕분에 그녀는 점점 더 그를 존경하고 의지하게 되었다. 기숙사에서는 손재훈과 임태성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야, 솔직히 둘이 사귀는 거 아냐?”
손재훈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고 임태성도 맞장구쳤다.
“아니래. 강원우한테 물어봤는데 아직 그런 관계는 아니라고 하더라.”
“에이, 아무리 그래도 저 분위기가 그냥 친구는 아니지 않냐?”
강원우 둘 사이에 어딘가 미묘한 감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본인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감정을 그저 ‘존경’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단순히 공부를 도와준 자신에게 감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무엇보다, 과거의 상처들로 인해 그는 쉽게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 했다.
그날도 두 사람은 평소처럼 같이 저녁을 먹고 자습하러 가기로 했다. 식당에서 강원우가 음식을 받아오고 안소희는 자리를 맡아 놓았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강원우는 그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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