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그래, 여정아. 오랜만이다.”
고유안은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잔을 부딪쳤다.
나는 술잔을 들어 쓰디쓴 술을 마신 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이때 이희연은 내 옷깃을 당기며 눈을 깜빡거렸다.
“두 사람 분위기가 좀 묘한데?”
“뭐, 뭐가 묘하다는 거야?”
“선배 들어올 때부터 너한테서 시선을 뗀 적이 없었어.”
“네가 잘못 본 거겠지.”
“됐거든? 이 언니는 말이야, 워낙 호기심도 강하고 눈치도 빠르다 보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나는 본능적으로 입을 꾹 다물었지만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 되었다.
졸업 후 나는 주하준과 함께 하성으로 갔기에 고유안을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기껏해야 명절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로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주하준이 적극적으로 송민하에게 구애하면서부터 고유안은 갑자기 나한테 연락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단 몇 통의 통화만 했을 뿐이다.
게다가 이것은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 후 첫 번째 만남이었다.
우리는 손조차 잡아본 적이 없는 사이인데 이희연은 마치 우리가 뭔가 대단한 관계라도 되는 것처럼 말했다.
“아, 근데 선배. 혹시 지금 만나는 사람 있어?”
“사촌 동생이 아직 솔로인데 엄청 예뻐. 내가 소개해 줄까?”
한 여자 동창의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희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선배, 아직 만나는 사람 없으면 우리 여정이 괜찮잖아.”
“예쁘지, 조신하지, 몸매도 아주 끝내주지. 게다가 두 사람 명문대 출신이라 너무 어울리지 않아?”
나는 너무 긴장되고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모두의 웃음 속에서 갑자기 고유안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정이는 쑥스러움 타니까 여정이 갖고 장난치지 마.”
이희연은 고유안을 향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배 지금 여정이 편드는 거지?”
고유안은 싱긋 웃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부정도 하지 않았다.
나는 몰래 고유안을 힐끔 바라보았는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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