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8장
#”잘해줘, 누구도 목정침을 흉보지 않는 걸. 안 그래?”
온연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었고, 심개의 따가운 시선이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치… 나도 그가 누구보다 네게 잘 해주길 바래.”
심개의 말을 들은 온연은 고개를 더욱 숙일 수밖에 없었다. 온연은 더 이상 무거운 분위기가 싫어 이내 화제를 돌려 말을 건넸다.
“몽요네 집안 일 너도 들었지? 내가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어……”
심개가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응, 나도 들었는데… 나도 도울 방도가 없는 것 같아. 액수가 너무 커. 은행 빚이랑 다른 건 보름안에 집을 비워내면서 갚을 것 같고, 남는 건 목정침에게 진 빚이야. 어림 잡아 몇 억인데 갚지 못할게 분명해… 목정침이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 봐야겠어. 폭력적인 빚 독촉은 절대 용납못해. 목정침의 사람됨으로는 그렇게 하지도 못하겠지만… 차차 갚는데도 모자란다면 평생 갚아야하겠지.”
온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다 갚을 때까지, 내가 몽요를 도울거야!”
심개가 어렴풋이 미소를 지었다.
“나도 있는 걸, 우리 같이 돕자.”
두사람은 마치 그 해 함께했던 학교로 돌아간 듯했다. 그러나 온연은 몰랐다. 호텔의 목정침은 핸드폰 위 그녀의 위치 표시를 확인하고는 진락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웨스트 카페에서 뭐 하고 있는지 찾아봐.”
머지않아 진락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도련님… 그… 사모님께서……”
목정침은 마음속으로 이미 짐작한 듯했다.
“바로 말해.”
“…심개와 같이 있는 듯 합니다.”
진락의 손에 식은땀이 났다. 목정침은 이내 핸드폰을 바닥에 세게 내팽겨쳤다.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온연이 자꾸만 그의 믿음을 져버리고 그를 몰아붙이고 있다.
온연이 웨스트 카페를 나설 무렵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심개가 보낸 메시지가 핸드폰 화면에 띄워졌다.
연아,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내가 널 잊지 않게 해줘.
마음속이 흐린 하늘과도 같았다. 회신은 하지 않았다.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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