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오후가 될 때까지도 목정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온연은 그림 재료를 사러 나서는 김에 진몽요에게 연락하여 그녀를 불러내었다. 그때 호텔 사건 이후, 그녀들은 제대로 모인 적이 없었다. 이대로 서먹해지기는 싫었다.
두사람은 한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 혼자 그곳에 나온 진몽요에 온연은 의구심이 들었다.
“전지없이 혼자네?”
진몽요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런 일로 인터넷을 발칵 뒤집었는데, 어떻게 감히 나랑 같이 나올 수 있겠어? 난 진작부터 널 만나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걱정 하시더라고. 그래서 집에 있을 수밖에 없었어. 그 놈들 심보가 아주 사나워, 무슨 일이든 나서서 꾸며내려 하는 거 정말 꼴불견이야!”
온연은 아무래도 그 일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몽요, 전지랑 나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니야. 걔 말 거짓 아니야. 사실 그때 날 부른 것도 너한테 청혼하기 위해서 상의하려고 부른 거였어. 너한테 서프라이즈 하려고.”
진몽요가 농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가 진짜 걔랑 뭐가 있다하더라도 난 사랑 버리고 우정 택할 거야. 찌질이는 버리고 다른 남자 찾으면 되지. 너야 말로 단 하나뿐이고 내가 제일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몽요……”
가슴속 깊은 감정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입을 뻥끗 거리다 이내 다시 침묵했다. 진몽요가 그런 그녀에게 슬쩍 윙크를 했다.
“너한테는 목정침이 있잖아? 네가 전지를 눈독 들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궁핍한 사람이니? 호텔에서 있던 일도 그저 무슨 일인지만 알고 싶었지 너희를 의심하지는 않았어. 목정침 이야말로 간통 잡아내려는 듯 뛰어오던데, 그거야말로 무슨 상황 이였던거야?”
“나도 모르겠어.”
온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꾸했다. 그에 진몽요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널 신경쓰는 것 같던데? 전지가 나한테 그렇게까지 신경 쓰는 거 본적이 없어. 남자애랑 외출하는데도 아무것도 묻지 않더라.”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렀음에도 온연은 그들의 프러포즈에 더 관심이 쏠린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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