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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장

그가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도 평소와는 다르게 좋아서 온연은 화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었다. 그저 담담하게 “만약에는 없어요. 예전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만약에가 어딨어요? 목정침씨, 이런 식으로 나 아프게 하면 난 당신을 미워할 수밖에 없어요.”   그녀가 담담하게 한 말이었지만 목정침의 가슴에는 깊이 박혔다. 그녀가 그를 미워한다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그의 마음도 상처를 받았다. “나도 내가 못 난 거 알아. 그런데 이런 일은 단정 지을 수 없어. 어떻게 됐든 결과 보고 다시 얘기해.”   곧 병원에 가야 하는것과 곧 마주해야 할 미래를 생각하니, 온연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가는 건 피할 수 없이 꼭 가야했다.   그녀는 목정침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면을 먹지 않자 심기가 불편했다. 그녀는 다 먹었는데, 본인이 만든 요리조차 못 먹겠다 이건가?   “면 다 먹어요.”   목정침은 거의 다 먹은 그녀를 보자, 의식적으로 몸이 굳어갔다. 아마 심하게 맛이 없지는 않았나보다… 그는 다시 젓가락을 들고 계속 먹었는데, 방금처럼 이상한 맛은 아니지만 소금이 들어가지 않아 정말 맛이 없었다.   ......   경가네 공관. 경소경은 들어가자마자 간식을 들고 강아지와 놀아 주었고, 경성욱의 존재를 아예 무시해 버렸다.   경석욱도 신경 쓰지 않고 소파에서 잡지를 보고 있었다. 하람은 과일을 깎아서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몽요야, 너희 와서 과일 좀 먹어. 있다가 밥 먹어야지. 어제는 왜 안 왔어?”   진몽요는 살짝 어색했다. “어제 병원에 검사하러 하느라 너무 일찍 일어나서 잠을 잘 못 잤어요. 오후에 낮잠 좀 자려고 했는데 자다가 저녁에 일어났지 뭐예요. 소경씨도 절 안 깨워주고…”   하람은 경소경을 보더니 그가 일부러 안 깨운 걸 알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괜찮아, 오늘 왔으니까 됐어. 둘이 지금 백수완에서 같이 살고 있지? 소경이는 집에 낯선 사람이 있는 걸 싫어해서 지금까지 일하는 사람도 고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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