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3장
진몽요의 말은 무척이나 직설적이었다. 경소경이 못 알아들을리가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어두웠다. 조금 쓸쓸해 보였다. "그래요. 잘 풀리길 바래요. 가기전에 작별인사 정도는 해줄거죠?" 그가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말했다.
온연만이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몽요와 경소경의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요동쳤다. 한명은 결단을 내렸고, 한명은 그 결단을 존중했다.
설거지는 두 사람의 몫이 됐다. "아, 맞다. 고양이 보내달라고 했었잖아요? 정침이가 싫데요." 경소경이 말했다.
온연의 마음이 급해졌다. "왜요? 왜 싫데요? 옛날에는 키우지도 못하게 했었잖아요. 좋아는것도 아니면서 왜 싫다는건데요?"
경소경이 말을 보탰다. "진정해요. 그냥 싫다고만 했어요. 다른 말은 없었는데. 저도 몰라요. 이유가 뭔지. 그냥 편하게 생각해요. 고양이까지 데리고 떠나가에는 너무 불편하잖아요. 정침이네 집에 돌봐 줄 사람도 있잖아요. 설마 고양이 하나도 못 챙길가봐요? 정침이네 집에 부리는 사람이 몇인데요."
맞는 말이다. 유씨 아주머니가 분명히 잘 챙겨줄것이다. 그의 말이 그녀의 감정을 진정시켰다. "됐어요… 주기 싫다면야… 유씨 아주머니한테 부탁하는 수 밖에요."
떠나기전에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는 만나봐야지. 탕위엔 잘 돌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작별도 할겸. 어릴 때부터 그녀를 챙겨줬는데. 그들 덕분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아무말없이 떠나는 건 도리가 아닌것 같았다. 목정침은…. 그녀는 목정침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그녀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일어났다. 그녀는 남은 여생동안 그를 가슴에 품으며 살기로 결정했다. 웃으며 그를 마주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많다.
날씨가 좋은 어느 오후, 그녀는 목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미리 유씨 아주머니에게 목정침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온연을 보자마자 유씨 아주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을 내내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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