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장
유씨 아주머니가 그를 깨우러 올라가자, 온연은 마음이 한 층 더 무거워졌다. 자신이 임신했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이따가 목정침과 만나면 그는 또 어떤 태도일까?
그녀가 더 생각하기도 전에 유씨 아주머니가 내려와 그녀를 불렀다. “연아, 도련님이 올라오래. 이제 일어나셔서.”
온연은 진몽요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던지고 윗층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안방으로 들어서자방안은 목정침의 고독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묵직한 공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있지 않았다. 욕실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세수중인 듯했다.
그녀는 창문 앞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10분 후, 잠옷을 입고 흐트러진 머리를 한 목정침이 청량한 향을 풍기며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본 뒤 유씨 아주머니가 가져온 홍차를 들이켰다. “할 말 있으면 해.”
온연은 가방에서 현금과 차키를 꺼내며 책상에 올려 두었다. “물건 돌려주러 왔어요. 호의는 감사한데 당장은 필요가 없어서요.”
찻잔을 들고 있던 그의 손이 약간 멈칫했다. 그는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돌려주는 거 거절할게. 나 목정침은 누구한테 거절당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모진 것처럼 굴지 마. 어디서 살든지 어떻게 살든지 신경 안 쓰는데 목가네 사모님으로 하루라도 살 거면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마.”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했다. “알겠어요…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일부러 그런거라면나도 협조할게요. 근데 주시는 물건은 안 쓸 거예요, 나중에 때가 되면 알아서 갚을게요.”
이런 방법으로 서로를 대하고 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었다. 분위기는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졌고 목정침은 손에 든 차의 온도조차 느끼지 못했다. 더 이상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고, 싸움에 낭비할 에너지도 없었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마음대로 해.” 그는 이 한마디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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