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커피숍에서 다시 만난 유세정의 얼굴을 보며 노은정은 시간이 꽤 많이 흐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달 사이에 유세정은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고 얼굴에 생기가 없었다.
그녀의 변화에 대해 노은정은 놀랍기도 했지만, 겉으로는 담담하게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커피를 주문한 후, 두 사람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결국 유세정이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은정 언니, 오늘 나오라고 한 건 사실 사과를 하고 싶어서예요. 미안했어요, 언니.”
진심을 다한 사과에 노은정은 살짝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우리 사이에 불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그녀가 넓은 아량을 보여줄수록 유세정의 죄책감은 더해져만 갔다.
“그날은 언니와 윤빈 오빠가 결혼한 사이인 걸 몰라서 참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어요. 속상하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굳이 이 일로 사과를 하려고 여기까지 날 부르다니.’
노은정은 착잡함과 동시에 안쓰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을 숨긴 건 저예요. 세정 씨는 그냥 속에 있던 말을 한 것뿐이고요.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게다가 그때는 이미 이혼을 결심했을 때라서 세정 씨가 해준 말들이 결정에 더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네요. 세정 씨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다 내려놓을 수는 없었을 거예요.”
유세정은 상대가 위로의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죄책감은 전혀 덜해지지 않고 오히려 눈물이 났다.
“두 사람이 이렇게 된 데는 저와 윤빈 오빠 모두 책임이 있어요. 저희가 언니한테 잘못한 거예요.”
집요하게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상대를 보며 노은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죄책감에 둘러싸인 유세정의 감정은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다.
“은정 언니, 사실은 해주고 싶은 말이 더 있어요. 저와 윤빈 오빠는 이미 다 터놓고 얘기를 나눴고 좋은 남매 사이로 남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오빠한테 한 번만 기회를 더 주면 안 돼요?”
갑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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