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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어색해진 분위기에 박시언이 입을 열려는 순간 기사가 차를 멈춰 세우고 말했다. “대표님, 레스토랑에 도착했습니다.” 네 사람은 레스토랑 룸으로 들어갔다. 박시언은 그녀가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하며 기꺼이 그녀와 자리를 바꾸고 따뜻한 물을 따라준 뒤 그녀의 손을 녹여주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였는데 겉으로 보기에 그는 더없이 완벽한 남편이었다. 레스토랑 지배인이 갑자기 선물 한가득 들고 들어오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지배인은 문을 열고 들어와 박시언, 강지민 그리고 박승윤을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 “박 대표님, 사모님, 도련님. 오늘은 세 분이 저희 레스토랑에 99번째로 방문해 주신 날입니다. 작년 결혼기념일도 세 분은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죠. 올해도 선물과 케이크를 준비했습니다. 부디 박 대표님 가정에 행복과 화목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말을 마친 지배인이 선물을 건넸지만 선물을 받는 이는 없었고 그저 고요한 정적만 흐를뿐이다. 지배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우예린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 웃음소리에 박시언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 지배인의 선물을 밀쳐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이 사람은 내 비서일 뿐, 내 아내는 여기 있어요.” “그리고 99번째라니, 뭔가 착각한 거 아닌가요? 우리 가족은 오늘 이 레스토랑에 처음 왔어요!” 지배인은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예린과 강지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하지만...” “됐으니까 나가세요!” 박시언의 눈에 가득 찬 경고와 불쾌함에 그제야 지배인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지배인이 나간 후 박시언은 서둘러 우예린의 손을 잡고 다급히 말했다. “예린아, 오해하지 마. 나 여기 정말 처음이야.” 그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아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엄마, 아빠 말이 맞아.” 그러자 박승윤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의 팔에 매달리며 말했다. “아빠 오늘 나 여기 처음 데리고 왔어. 거짓말하면 나쁜 아이잖아.” 우예린을 둘러싸고 다급히 변명하는 부자의 모습에 강지민은 질투를 감추지 못하고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사모님. 괜히 오해 생기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고급진 패밀리 레스토랑에 제가 대표님과 함께 왔을 리가 없잖아요.” 눈앞의 세 사람을 보며 우예린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이 레스토랑에 들어섰던 그 순간부터 직원들은 익숙하게 그들을 맞이했고 심지어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가득 올렸다. 그런데 처음 왔다는 말을 그녀가 어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알았으니까 식사나 하지.” 우예린은 더는 이 주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젓가락을 들었을 때, 테이블에는 그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테이블에는 온통 그녀가 싫어하는 매운 음식들뿐이었는데 이것들은 전부 강지민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그녀가 젓가락질을 멈추자 박시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테이블을 둘러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제야 그는 그녀의 입맛을 떠올린 듯 즉시 손을 들어 직원을 불러 음식을 바꾸려 했다. “됐어.” 우예린은 고개를 저었고 결국 이 식사는 서둘러 마무리를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다시 롤스로이스에 올라타 집으로 향했고 가는 길 내내 두 부자는 우예린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강지민은 그 모습이 부러워 살짝 질투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 “대표님,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 “사모님, 너무 부러워요. 저도 저렇게 좋은 남편과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예린은 그녀를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 “걱정 마, 강 비서도 언젠간 생길 거야.” 어차피 그녀는 이 부자를 강지민한테 보내버릴 테니 말이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강렬한 헤드라이트가 비춰왔다. 우예린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두 눈을 가린 채 상황을 물으려 했지만 곧 귀를 찌르는 듯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통제 불능인 화물차가 거칠게 그들이 탄 차를 향해 들이닥쳤다. “쾅!” “지민아, 조심해!” “아줌마, 조심해!” 혼란 속에서, 우예린은 두 부자가 그녀를 지나쳐 강지민을 단단히 감싸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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