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겉보기에는 좋은 뜻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김시아를 문란하다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김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해졌다. 김유미는 이제야 마음이 좀 편해졌다. 김시아가 어떤 남자를 꼬셔서 노뜨 베이크의 간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김시아가 아무리 남자를 꼬셔도 진우주보단 못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 진씨 가문의 은인으로, 진우주와 가까워질 기회가 많았다. 진우주를 생각하자 김유미의 눈에 억누를 수 없는 애정이 떠올랐다. ‘그렇게 훌륭한 남자와 어울리는 여자는 나뿐이야!’ 김유미는 마음속의 자부심을 억누르며 가식적으로 말했다. “언니,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주는 걸 그렇게 쉽게 받지 마...” 그러자 김시아가 차갑게 쳐다보며 말을 끊었다. “네가 뭔데 내 일에 참견해?” 그 한마디에 김유미는 겁을 먹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김유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김은준을 바라보았다. “오빠, 난 그냥 언니를 걱정해서 그런 거야...” 원래 김유미는 김은준에게 김시아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김은준은 김시아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며 ‘우리 귀여운 시아 정말 멋져’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김유미의 불쾌함을 감지한 김은준은 그제서야 표정을 약간 거두며 무심하게 말했다. “유미야, 너무 신경 쓰지 마. 시아는 원래 이런 성격이야!” 예전에 훈련전을 할 때 김시아의 꾸중을 적지 않게 들었지만, 김시아가 마음은 따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방금 김유미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김은준이 이렇게 김시아를 두둔하는 것을 보며, 김유미는 이를 갈며 분노를 억누르려 했다. ‘이제 며칠이나 지났다고 김은준이 이 정도로 김시아를 편애해?’ “알겠어. 유미야, 나중에 얘기해!” 김시아가 떠나는 것을 보고 김은준은 급히 뒤쫓아갔다. “시아야, 나 좀 기다려...” 이 모습에 김유미는 더욱 화가 났다. ‘김시아 이 빌어먹을 년이 가족의 사랑을 빼앗더니 이제는 내가 가져야 할 역할까